투비소프트, 결국 감자 선택…자본잠식 타개책 될까
90% 무상감자…자본금 20억원으로 10분의 1
감자 후 결손금 772억원…여전한 부담
“부진한 종속기업 정리로 손실 줄일 것”
공개 2022-05-09 08:5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투비소프트(079970)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결국 무상감자를 선택했다. 아직 자본잠식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결손금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셈이다. 다만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상태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주주들의 큰 피해에도 불구하고 진행되는 감자효과가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당 액면가액 500원인 보통주 10주를 동일 액면가액 보통주 1주로 무상병합하는 90%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이에 자본금은 204억원에서 20억원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투비소프트는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감자의 이유로 내세웠다. 결손금이 많이 누적돼 재무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감자를 통해 발생한 감자차익으로 결손금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본잠식에 대해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투비소프트의 자본금은 204억원, 자본총계는 33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었으나 결손금이 956억원에 달해 자본잠식의 가능성이 존재했다. 감자 이후 자본금은 20억원으로 줄게 돼 자본총계와의 차이는 200억원 이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자본잠식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
 
감자는 결손금을 줄이고 자본잠식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는 하지만 주주들의 피해가 큰 만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감자를 결정한 것은 그동안 추진했던 자금조달에서 차질이 발생, 자본확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20년 1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지난해 5월 무산됐으며 작년 9월 결정한 50억원 규모의 12회 전환사채(3자배정) 역시 지난달 철회됐다. 100억원 규모의 14회 전환사채의 경우 발행이 됐지만 대상자가 변경되면 금액이 50억원으로 줄었다.
 
자본총계를 늘리기가 쉽지 않아 결국 자본금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투비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본잠식 우려는 없다”면서 “누적된 결손금이 많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등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 보니 결손금을 축소하기 위해 감자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감자 이후에도 결손금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상감자로 인해 발생하는 감자차익은 184억원인데 이를 지난해말 기준 결손금에 단순계산 했을 때 결손금은 772억원으로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감자 후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감자 결정 전 공시됐던 3자배정 유상증자가 이달 26일 납입 예정돼 있지만 규모는 50억원 수준으로 자본확충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다시 말하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수익성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결손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기순이익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제는 경상연구개발비와 지급수수료 등 비용증가와 종속 자회사들의 실적감소로 인해 적자구조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100억원으로 적자전환한 뒤 2018년 -95억원, 2019년 -108억원, 2020년 -20억원, 2021년 -64억원으로 손실을 지속하고 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2017년 -256억원, 2018년 -252억원, 2019년 -215억원, 2020년 -262억원, 2021년 -167억원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작년 기준 종속 자회사는 NEXAWEB, NEXAWEB JAPAN, 투비바이오신약, 투비소프트씨엔에스, 피티에프글로벌, 이강테크, Tobe Software Technology(Tianjin), 투비디티엑스인데 이들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투비소프트 연결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NEXAWEB JAPAN과 투비바이오신약, 피티에프글로벌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종속자회사들의 실적이 제외된 개별 실적도 좋지 않다. 연결기준과 마찬가지로 2017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으며 영업이익은 2020년 25억원의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2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계속 손실이 유지되고 있다.
 
투비소프트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력사업인 UI·UX의 사업 개선에 나서면서 동시에 결손금 누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진한 종속기업에 대한 정리로 손실과 비용 등을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종속기업에서 적자가 발생, 결손금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올해에는 부실한 종속기업에 대한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올해 연결기준 흑자전환은 힘들겠지만 별도기준으로는 흑자를 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