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이오로직스, 보톡스시장 진출 시동…'적자 탈출' 묘수 될까
콜레라 백신 매출 의존도 높아…매출 구도 다각화 포석
코로나19 기점으로 영업실적 악화…미처리결손금 1244억원
공개 2022-05-09 08:5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백신 전문 개발업체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1700억원 규모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판매비·관리비 확대에 따른 영업적자와 누적결손금 증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연 등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사업영역을 넓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휴젤(145020)메디톡스(086900), 대웅제약(069620)을 비롯해 오리지널사인 애브비(전 엘러간) 등 해외기업까지 포함해 10여개의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이 불황 터널을 빠져나갈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유바이오로직스 본사. (사진=유바이오로직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유비톡스’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같은달 20일에는 상표 출원까지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임상3상을 마친 이후 6개월 만이다.
 
유비톡스는 국내 바이오벤처 에이티지씨가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A-Complex형 제품이다. 유바이오로직스와 에이티지씨는 2019년 1월 보툴리눔 톡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생산·국내외 판매권을 확보했다. 공동개발 계약은 유바이오로직스의 임상개발, GMP 제조기술과 에이티지씨의 균주개발, 보툴리눔 톡신 연구능력을 융합하는 것이다. 다만 임상시험 결과만 공유하고 판권은 각각 보유하기로 했다.
 
양사는 국내 중등증·중증의 미간주름 개선이 요구되는 만 19세 이상 성인 2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에서 유비톡스가 오리지널의약품 애브비의 ‘보톡스’와 통계적 유효성 차이가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 유비톡스를 맞은 139명 중 107명(76.98%)에게서 주름 개선 효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보톡스 투약군 134명 중 106명(77.37%)과 비슷한 결과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이번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진출은 매출 구조 다각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 개발 전문 업체로 매출 대부분을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유비콜)’ 수출에서 창출한다. 지난해 유비콜의 매출액은 349억원으로 전체 대비 88.7%에 이른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던 기업 중 하나다. 유비콜은 국제구호기구 백신 공급을 위한 필수 심사인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Pre-Qualification) 승인을 받아 2016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유니세프를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별도의 판매 담당 부서나 영업조직도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유니세프의 콜레라 예방캠페인이 잠정 중단되면서 매출액도 떨어졌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매출액은 코스닥 시장 상장 첫 해인 2017년 116억원에서 2018년 249억원, 2019년 331억원까지 늘었으나, 2020년 285억원으로 감소했다. 콜레라 예방캠페인이 재개된 것은 지난해 초였고, 이에 따라 유비콜의 수요도 다시 정상화되며 매출액도 394억원으로 회복했다. 유비콜 매출액은 2019년 321억원, 2020년 243억원, 2021년 349억원이다. 작년에는 전체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하던 CRMO(의약품 수탁 연구·제조 서비스) 부문의 매출액이 4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약 7% 늘어나기도 했다.
 
 
 
문제는 외형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6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던 회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74억원으로 커졌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9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미처리결손금은 1244억원까지 불어났다. 미처리결손금은 처리되기 전 결손금을 의미하는 것으로, 누적될수록 자본총계 축소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그만큼 이익을 내거나 무상감자를 단행하는 방법 등이 있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76억원의 유출이 발생했으며, 단기차입금, 리스부채 상환 등 재무활동현금흐름 적자와 맞물리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전년보다 87.8% 감소한 65억원을 나타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영업실적이 나빠진 유바이오로직스의 입장에선 이번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이 2019년 에이티지씨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할 당시 ‘사업 다각화’ 목적 외에도 ‘수익성 회복’이라는 목적까지 더해진 셈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비톡스 허가가 승인되는 대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판매는 자회사인 피움바이오를 통해 진행한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르면 연내 품목허가 승인을 받고,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판매는 자회사이자 필러·코스메틱 전문 개발업체인 피움바이오를 통해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상반기 국내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도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