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격'…하나투어, 재무 악화에 자회사 리스크까지
여행업 불황으로 영업적자 지속
마크호텔 미납임차료 관련 140억원대 소송 중
공개 2022-05-06 08:5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적자 탈출을 위해 갈 길 바쁜 하나투어(039130)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황 침체로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나빠진 상황에서 자회사까지 임차료 문제로 말썽이기 때문이다. 종속회사의 신용과 채무 위험이 지배회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해 연결 기준 1273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약 114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매출액은 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61.2%에서 645.5%로 184.3%p 증가했고, 유동비율은 120.2%에서 96.3%로 23.9%p 하락하며 위험신호가 켜진지 오래다. 부채 비중은 2019년에도 362.4%로 높은 수준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영업 성과가 부진하면서 더욱 늘었다. 그만큼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77억원 수준으로 그 전년(89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영업손실이 더 큰 규모로 증가하며 이자보상배율은 –12.9배에서 –16.6배까지 수치가 커졌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이자비용을 의미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면 정상적인 존속이 어려운 것으로 본다.
 
 
 
대손충당금 현황도 좋지 못하다. 지난해 기준 채권 총액 653억원 가운데 49.6%에 해당하는 324억원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됐다. 특히 매출채권은 227억원 중 50.46%가 충당금이다.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64%였는데 2020년(57.03%) 이후 급격히 늘었다.
 
이는 코로나에 따른 여행업 불황으로 하나투어와 종속기업들이 거래처에서 매출채권을 약정 기한 내 정상적으로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받았어야 할 돈을 제때 받지 못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한 것이다.
 
불안정한 재무 상태는 자회사 채무와 신용 위험으로 더욱 난감해졌다. 지난해 기준 하나투어의 유동부채(1725억원) 중 기타채무 금액은 574억원인데 이는 미지급금(102억원)과 미지급비용(472억)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미지급비용은 미지급임차료와 연차수당으로 지급된다.
 
여기서 미지급임차료에 하나투어 자회사인 에스엠면세점 관련 미납임차료와 또 다른 자회사 마크호텔이 운영하는 티마크그랜드호텔 미지급임차료가 포함된다. 연차수당 관련 미지급비용이 약 100억원 내외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자회사 관련 미지급비용은 372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나투어 측은 유동부채 문제에 대해 “실제 상환이 필요한 경우 자사 서비스 이행으로 변제되는 금액이 있으며, 그 외의 금액들은 자체자금으로 상환을 계획하고 있다”라면서 “점차 기대되는 영업 환경 개선에 따라 수익성이 회복돼 자체자금 또한 확보가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영업 환경이 어느 정도 개선될지가 변수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출국이 출장수요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여행의 경우도 자유여행 형태를 띠고 있다”라면서 “패키지 여행수요 회복은 빠르면 3분기부터 감지될 것으로 보이나 올해 말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라고 분석했다.
 
하나투어는 미납된 임차료에 대해 코로나 상황에 따른 불가항력적 사유를 이유로 차임감액청구권에 의한 임대료 감액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 중이기 때문에 임차료 규모의 축소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사 입장이지만 지급 의무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마크호텔 상황도 골칫거리다. 하나투어는 마크호텔 문제로 농협은행과 147억원 규모의 임대료 지급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티마크그랜드호텔의 건물 주인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마크호텔에서 받은 임대료 수익으로 부동산 신탁 펀드를 운용했는데 해당 상품의 신탁업자가 농협은행이다. 하나투어는 이와 관련 마크호텔이 임대인에 부담해야 하는 의무를 연대 보증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2020년 10월 최초 소송 당시 마크호텔에 임대료 약 14억9000만원(2020년 7월~9월분 미납임차료)을 요구했는데 일정이 지연되면서 지난달 청구금액을 147억원(2020년 7월~2022년 2월까지의 미납임차료)으로 늘렸다. 이는 하나투어 자기자본 대비 25.5%에 달하는 금액이다.
 
하나투어는 농협은행과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향후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매수인과 체결한 재약정을 바탕으로 관련 소송 절차가 취하되길 기대했다. 또 코로나를 이유로 임대료 감액을 주장했다. 하지만 기간이 미뤄지면 연대 보증 의무에 대한 종료 시점도 연장되고 소송가액 역시 변동될 수 있는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
 
앞서 하나투어는 미지급 임차료 소송 대응에 대한 보증채무가 발생했다면서 33억원 규모의 채무 인수를 결정했다고 지난달 공시한 바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송 여부를 떠나 납부해야 할 임차료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공시였다”라면서도 “농협은행이 청구한 147억원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하나투어는 부족한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데 운영자금으로 1046억원을 쓰고 채무상환용으로 300억원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 중 300억원은 마크호텔과는 무관한 부분이다”라면서 “유상증자 과정에서 현금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크호텔 소송 건은 현재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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