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거꾸로 도는 '실적시계'…온라인 부진 탈출 언제쯤
매출·영업익 동반 감소세…이커머스 본부, 4년간 3306억 적자
새벽배송 접고 바로배송 '승부수'…이미 '레드오션' 평가도
공개 2022-04-20 08:50:00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023530)이 수년째 역성장이 계속되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쇼핑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으면서 매출 규모가 크게 축소된 상태다. 
 
특히 롯데쇼핑은 온라인 사업을 차세대 유통 사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18년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시켰지만, 수년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아울러 이커머스 사업본부 핵심 사업으로 2020년 출시한 ‘롯데온’은 사용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와 함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롯데쇼핑 본사 모습. (사진=롯데쇼핑)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 15조5735억원, 영업이익 20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3.8%, 40.0% 줄어든 수치다. 매출 감소보다 영업이익 감소가 더 커진 이유는 지난해 판관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매출 감소에도 판관비는 오히려 1416억원(전년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지난 수년간 실적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6년부터 5년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줄었고, 이로 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가 5년 만에 각각 32.2%, 77.1% 감소했다. 여기에 2017년부터 5년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5년간 이어진 손실 규모도 2조2616억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롯데쇼핑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이커머스 사업이 매출 감소는 물론 적자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8년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 출범을 위해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그러나 이커머스 사업본부 매출은 2년 연속 줄어들고 있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 2019년 1899억원을 기록한 이커머스 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 1082억원까지 줄었다. 여기에 4년 연속 영업적자(2018년 240억원, 2019년 560억원, 2020년 948억원, 2021년 1558억원 등)를 기록하며 누적 영업적자가 3306억원에 이른다.
 
이커머스 사업본부 적자에는 출혈 경쟁을 이어온 새벽배송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지 2년 만인 18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물류창고와 인력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여기에 롯데온 출범 직후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환경(UI) 등에서 소비자들의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요가 몰리는 행사가 진행될 경우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자주 발생하면서 롯데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된 상태다. 실제 이날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롯데온 사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서 3.8점을 기록하고 있어 티몬(4.4점)과 위메프(4.6점), 쿠팡(4.0점)보다 낮다.
 
아울러 롯데쇼핑이 롯데온 출범 당시 공언한 2023년까지 거래액 20조원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롯데온 총 거래액은 3조399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8.1% 늘어난 수치지만,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거래액 증가율인 20.1%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나영호 롯데쇼핑 사업부 대표는 올해 롯데온 경영 전략으로 신선식품(그로셔리) 서비스에 방점을 찍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점포를 활용한 1~2시간 이내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선식품 배송만으로 롯데쇼핑의 온라인 사업 턴라운드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배송 시장도 새벽배송 시장과 마찬가지로 레드오션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배송 시장은 그동안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배달의민족, 구팡이츠 등이 주도해 왔다. 여기에 이미 SPC그룹·CJ그룹·오아이스마켓·GS리테일(007070)·BGF리테일(282330), 코리아세븐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고, 유통 공룡인 롯데와 신세계(004170)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바로배송 서비스는 올해 1분기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상태”라며 “아울러 롯데온은 플랫폼 활성화에 지속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오픈하는 등 차별화된 쇼핑 경험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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