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재매각 시동…6월 최종 인수자 선정
회생법원 허가로 매각 재추진···가결 기한 10월15일
KB증권 하차에 KG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자로 부상
공개 2022-04-14 16:07:38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쌍용차(003620)가 회생법원의 허가로 매각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이 넉넉지 않은 만큼 오는 6월 최종 인수자를 선정해 7월 내로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쌍용자동차의 재매각 추진 공시 발췌.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매각 주관사로 한영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이 쌍용차의 ‘인가 전 M&A 재추진’ 신청을 허가하면서 재매각을 위한 새 주인 찾기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1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투자계약을 체결한 쌍용차는, 지난 2월25일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후 이달 1일 관계인집회를 통해 인가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예치기한이었던 지난 3월25일까지 대금을 예치하지 못해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계약은 자동으로 해제됐고,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을 내렸다. 이에 쌍용차는 재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인가 전 M&A 재추진’을 신청했고, 허가를 받은 것이다.
 
서울회생법원이 지정한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은 오는 10월15일까지로, 쌍용차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쌍용차는 일정을 단축하기 위해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Bid)방식으로 인수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스토킹 호스란 회생 기업이 인수의향자와 공개 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매각 방식을 말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다수의 인수의향자가 있는 점과 절차의 공정성을 고려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할 인수예정자는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제한경쟁입찰 대상자 선정 → △조건부 인수제안서 접수와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5월 중순) → △매각공고(5월 하순) → △인수제안서 접수와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6월 말) → 투자계약 체결(7월 초) → 회생계획안 제출(7월 하순) → 관계인집회와 회생계획안 인가(8월 하순)의 일정으로 재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용원 쌍용자동차 관리인은 “서울회생법원의 재매각 추진 허가와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 연장 결정은 쌍용차 재매각 추진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다수의 인수의향자가 있는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재매각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전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소송에 대해서는 “에디슨모터스가 명분 없는 소송행위를 계속하는 것은 명백한 업무방해이며, 인수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재매각 절차에 따라 참여하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는 KG그룹이다. 최근 쌍방울그룹에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던 KB증권이 결정을 철회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KG그룹이 최종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KG그룹의 지주사 격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은 약 3600억원이다. 이에 더해 계열사 KG ETS가 최근 폐기물사업부 등을 5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해 자금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