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짙어가는 부정적 전망…기업금융 성장도 미지수
작년 기업대출 잔액 9조8894억원…전년비 0.2% 축소
NPL비율 0.4%·무수익여신비율 0.36%로 시중은행 대비 열위
공개 2022-04-19 06:00:00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생존을 위해 분주한 한국씨티은행을 향해 부정적인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조직을 확 줄이고 기업금융(GIB)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해당 부문 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등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단계적 철수로 시장점유율 하락은 물론 이익창출력 저하가 점쳐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씨티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조8894억원으로 전년 9조9107억원 대비 0.2% 축소됐다. 동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기업대출 잔액이 164조4232억원, 146조2439억원으로 12.4% 확대된 것과 대조적이었다. 씨티은행과 함께 외국계은행으로 분류되는 SC제일은행 역시 14조9279억원, 14조6850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사진=한국씨티은행)
 
여기에 씨티은행의 기업대출 건전성은 여타 은행과 비교해 열위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6%(355억원), 무수익여신비율은 0.23%(226억원)로 집계됐으며 4대 시중은행 평균은 각각 0.31%, 0.25%를 가리켰다. 다만 같은 기간 제일은행의 NPL비율은 0.4%, 무수익여신비율은 0.36%로 씨티은행보다 미흡했다. 무수익여신은 기대출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없거나 어렵게 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특히 신용평가업계는 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폐지를 결정함에 따라 시장점유율과 이익창출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한 터였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소비자금융 고객과의 기존 계약은 계약 종료 시까지 유지되고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이 2026년까지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점유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작년 씨티은행의 총여신 시장점유율은 1.6%였으나 대기업·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0.4%였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씨티은행의 이익창출력이 업계 평균 대비 우수한 편이나 소비자금융 폐지 결정에 따라 영향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자이익도 이러한 이유로 줄어들었다고 보탰다. 작년 씨티은행의 이자이익은 7880억원으로 전년 8795억원 대비 10.4% 감소했으며 동기간 당기순손익은 –7960억원, 1877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업계는 희망퇴직비용이 약 1조2000억원 발생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부연했다.
 
작년 씨티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2조49억원으로 전년 12조6509억원과 견줘볼 때 5.1% 줄어들었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성장률은 평균 5.7%로 도출됐으며 제일은행은 9.4%를 기록했다. 즉 씨티은행은 기업금융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자금융이 급격히 쪼그라든 것이다. 여기에 일각에선 씨티은행이 지난 2월 소비자금융 신규까지 중단한 만큼 가계대출 감소 폭이 더 가팔라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씨티은행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기업금융은 여타 은행도 관심이 있는 부문이다. 작년 12월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언급하며 “내년 경영성과를 차별화하기 위해선 기업대출이나 자산관리(WM), 자본시장 쪽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부문에 역점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긴 방향성을 갖고 있다”라며 “비용이 들더라도 조직 자원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등에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올해 신년사서 “고객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횡적 혁신으로 기회의 장을 넓히기 위해 올해 출시를 앞둔 종합 기업금융 플랫폼 개발에 모든 경험과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발언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 역시 지난달 취임사서 “디지털 채널 혁신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 결정과 관계없이, 한국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지난 반세기 이상 한국 경제와 금융 발전에 기여하고 경제 위기에도 함께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기업금융 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 시장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씨티그룹의 독보적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고객들에게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