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속도 내는 현대카드, 올해 IPO 숙원 이룰까
PLCC 상품 중심 본업 경쟁력 강화…신용판매 국민카드 앞질러
주요 주주로 오랜 협력 관계 푸본그룹 참여…경영 탄력 '기대'
공개 2022-04-12 06:00:00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현대카드가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고객을 대거 확보하며 본업인 카드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수익성 증가에 업계에서는 3년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던 기업공개(IPO)도 점차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7년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어피니티PE가 지분을 매각하며 빠진 2대 주주 자리에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온 대만 푸본그룹이 참여해 경영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작년 현대카드는 전년 대비 28.4% 늘어난 31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카드에 이어 카드업계 4위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진=강은영 기자)
 
같은 기간 상품 자산도 18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커졌다. 자산 구성을 보면, △일시불 7조2000억원 △할부 6조40000억원 △카드론 4조7000억원 △현금서비스 6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상품 자산은 신용판매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신용판매 비중은 72.0%로 전년 대비 1.3%p 성장했다. 신용판매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11조934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3위인 국민카드의 작년 신용판매액 111조7300억원을 2000억원 차이로 역전했다. 이를 통해 현대카드 신용판매 점유율은 16.9%로 4년 만에 연간 기준 3위에 올랐다.
 
작년 회원 수도 1000만명을 돌파했다. 현대카드 회원 수는 지난 2018년 740만명에서 2019년 921만명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2년간 1000만명을 돌파하지 못하고 일정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회원 수가 1014만명을 기록한 데는 PLCC 상품 영향이 컸다. 현대카드는 작년에만 쏘카, 무신사, NAVER(035420)(네이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신규 PLCC 4종을 출시하며 총 14개의 제휴사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현대카드 회원 중 320만명이 PLCC 가입자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대카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현대캐피탈과 사업중복으로 영위하지 않았던 자동차 할부금융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카드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올해부터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카드론을 포함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진출과 관련해 현대카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대카드는 현대차와 기아차 구매 시 카드할부 결제를 지원하는 것으로, 자동차할부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당장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디지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디지털 사업 관련 기술력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카드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숙원이었던 IPO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 말 기준 현대카드 지분 구조를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72.98%로 최대 주주 자리에 있다. 이를 △현대차(005380) 36.96% △기아(000270) 11.48% △현대커머셜 24.54%로 나눠 갖고 있고, 이어 컨슈머 프리퍼드 초이스 리티드 등 5개 주주사 등이 2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어피너티PE가 현대카드 지분 24%를 IPO 목적으로 인수했지만, 작년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현대카드는 어피니티PE에 주주 간 계약을 맺으며 2021년까지 상장하기로 약속했지만, 카드업황 부진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IPO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어피니티PE가 보유한 지분은 푸본그룹과 현대커머셜이 각각 20%, 4%에 인수했다. 푸본그룹은 현대카드와 10년간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푸본그룹은 단순 재무적투자자였던 어피니티PE와 달리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투자자(SI)의 성격을 가진다. 
 
업계에서는 ‘우군’이라고 불리는 푸본그룹이 주요 주주로 등장하면서 현대카드가 IPO에 대한 부담을 덜고 수익성 강화 등 경영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업황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IPO가 보류된 상황이며,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IPO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