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
국내 최초 LP 세컨더리 펀드 전문 운용사
파트너 중심 의사결정 체제로 빠른 성장 보여…1000억원 회수 목표
“LP 수익 극대화하는 행동과 결과물 만들겠다”
공개 2022-04-07 06:00:00
[IB토마토 임성지 기자] 벤처캐피털 산업의 핵심 중 하나는 벤처펀드 출자자(LP)에게 자신이 보유한 펀드 출자 자산이 신속하게 현금화될 수 있다는 신뢰이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투자금 회수는 기업공개(IPO)가 대부분이지만, IPO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년 이상 필요한 경우가 많아 기관투자가가 벤처펀드 결성을 고심한다.
 
벤처펀드를 고심하는 주요 원인으로 긴 투자 기간, 투자자산에 대한 불확실성, 원활하지 못한 자금 유동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세컨더리 펀드(기관투자가가 보유한 자산은 재매입하는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IT버블, 금융위기 등으로 자금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 벤처캐피털 산업에서도 세컨더리 펀드 결성이 위기 극복의 주요 방안이었다.
 
유한책임회사(LCC)형 벤처캐피털이자 한국 유일의 LP세컨더리 펀드 전문 운용사인 메타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김준민 대표는 “메타인베스트먼트는 LP 세컨더리 전문 운용사로 파트너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해 벤처캐피털 산업에서 성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LP 세컨더리 시장은 연간 800억불 정도 거래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약 1조원 규모로 성장해야 한다"라며, "LP세컨더리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인 만큼 벤처캐피털 산업에서 우리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메타인베스트먼트)
 
다음은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2022년 메타인베스트먼트의 주요 사안은 무엇인가?
△2019년 3월 설립해 2020년 말 860억 블라인드 펀드와 440억원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고, 2021년에는 메타인베스트먼트가 펀드를 계속 만들면서 투자도 지속할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메타인베스트먼트가 투자와 펀드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올해는 회수를 적극적으로 하는 벤처캐피털이 되고자 한다. 2020년, 2021년에 투자한 투자자산 1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메타인베스트먼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메타인베스트먼트는 파트너 중심의 벤처캐피털이다.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은 경영진과 투자 운용 인력이 분리되어 투자 포인트가 다른 경우가 많으나 메타인베스트먼트는 경영진과 투자 운용 인력 일체화로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
크루셜텍(114120)이라는 기업이 2014년 733억원 매출, 347억원 결손을 기록하며, 현금 유동성 위기에 있었고, 외부 금융기관을 통한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저는 2014년 말 보유 LP지분의 유동화로 ‘현금을 확보하고, 확보된 현금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득과정을 지속했고, 크루셜텍은 LP지분 유동화로 확보된 현금을 바탕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2015년 2625억원 매출, 107억원 당기순익 달성)
 
-이후 크루셜텍은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고 들었다.
△턴어라운드 이후 주요 거래처인 중국기업에 대한 수출 실적이 사드(THAAD)사태로 급감함에 따라 2017년 실적이 감소(1727억원 매출, 636억원 결손)했고, 2019년 심각한 재무 위기가 발생했다. 이에 메타인베스트먼트는 112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110억원을 투자했고, 지속적인 사후관리 과정으로 크루셜텍이 보유한 판교 본사를 500억원에 매각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했으며, 투자금 회수도 완수했다.
 
-위 사례가 의미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LP세컨더리 투자로 멀티플(주가수익배율) 2.15배, IRR(Internal Rate of Return/내부수익률) 39.3%를 달성했으며, 프로젝트 펀드 CB투자로 8.9%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자금 유동성으로 어려움을 겪던 기업을 회생시켰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막혀있던 자금 흐름을 해결함으로써 기업이 성장하고 고용이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켜보는 산업군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업이 성장하려면 캐시플로우(현금 유동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캐시플로우가 지속되는 기업에 관심이 있다. 예를 들어 쿠팡의 경우 적자가 작년 1조원이 넘게 났지만,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지 않은 이유는 매출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증가하면 현금은 계속 생긴다는 것으로 이런 캐시플로우가 동반되는 기업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벤처캐피털이 호황기에 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미국 벤처캐피털 규모는 약 140조원으로 평가된다. 한국 GDP가 미국의 약 1/10이라고 평가되는 만큼 벤처캐피털의 규모도 약 14조원 수준으로 성장하지 않겠는가. 현재 수많은 플랫폼 기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는데 하드웨어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세상에 자극을 주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군을 주목하고자 한다.
 
-다양한 형태의 벤처캐피털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아직 대부분 벤처캐피털은 주주와 운용 인력, 경영진이 분리되어 있는데 일체화된 독립운용사가 증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립운용사가 증가하면 벤처캐피털 시장에는 더 많은 자금이 투자될 것이고, 한국 벤처캐피털 산업이 다양성을 확보해 더 건강한 산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지녀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벤처캐피털의 고객은 LP이다. LP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과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벤처캐피털리스트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단순히 LP 자산을 불려주는 것이 아니라 미션으로 생각하며 LP의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LP세컨더리 시장이 한국에서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LP세컨더리 전문 운용사로 끊임없이 성장하겠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