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저축은행, 예대차 축소에 수익성 비상…자회사도 골칫거리
지난해 3분기 예대차 4.41%p…상위 10개사는 6.84%p
적자 기록 중인 자회사 대원저축은행 매각도 불발
공개 2022-03-30 06:00:00
(사진=네이버지도)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대아저축은행이 금리인상 여파로 수익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저축은행은 예대금리차(예대차) 덕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지만 대아저축은행은 예대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신금리가 점차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아저축은행의 실적 또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회사 대원저축은행도 골칫거리다.
 
예대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으로 예대마진이라고도 불린다. 대출금리가 높고 예금금리가 낮을수록 예대마진은 개선되고 금융사의 수익은 그만큼 늘어난다.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이 대출보다 만기구조가 짧아 수신금리에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더 빨리 반영돼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대차는 줄어든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대아저축은행의 예대차는 4.41%p로 집계됐다. 동기간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유진·모아·OSB·KB·애큐온저축은행의 평균이 6.84%p인 점을 고려하면 저축은행 중에서도 예대차가 미미하다는 뜻이다. 대아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9600만원으로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기 저축은행의 예대차가 축소됐지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분위기라는 점이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05~2008년, 2017~2018년 두 번의 금리인상 시기 저축은행은 예대차가 줄어들고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했다”라며 “금리인상 영향이 예금이자 상승으로 먼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상승기에도 불구하고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지는 등 대출금리 상승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이창용 한은 총재 내정자는 지명 소감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며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대아저축은행은 비용부담을 덜 수 있는 저원가성예금(요구불예금)이 적은 상태이며 적자를 기록 중인 대원저축은행 매각도 실패했다.
 
지난해 3분기 잔액 기준 대아저축은행의 요구불예금 비중은 7.1%(7억원)로 예금(거치식예금) 비중은 92.9%(92억원)로 산출됐다. 같은 기간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유진·모아·OSB·KB·애큐온저축은행의 평균 요구불예금 비중이 9.7%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금리 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는 대목이다.
 
100% 자회사인 대원저축은행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타이거자산운용에 매각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결국 타이거자산운용은 인수를 포기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신청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4월 대원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155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대원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도 불투명하다. 일단 지난달 21일 대아저축은행 이사회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보통주 1주당 액면가액 5000원, 총 6만주를 발행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대원저축은행은 대아저축은행으로부터 약 3억원의 자본금을 조달 받게 됐다. 하지만 시장에선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대아저축은행과 대원저축은행 모두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원저축은행은 대출금이 거의 전무하다.
 
대아저축은행은 2019년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으나 2020년과 지난해 각각 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대원저축은행은 2012년 55억원, 2013년 64억원, 2014년 57억원, 215년 24억원, 2016년 40억원, 2017년 23억원, 2018년 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다 2019년 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이듬해 3억원, 지난해 3분기 6억원의 적자를 냈다.
 
더불어 지난해 3분기 대원저축은행의 예수금 잔액이 85억원으로 도출됐으나 대출금 잔액은 5억원에 불과했다. 동기간 예대차는 –1.56%p, 대출 이자손실은 14억원을 가리켰다. 즉 대아저축은행은 자체적인 예대차도 부진한 처지에서 자회사의 예대차까지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대아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예금금리의 경우 최근 1년간 1%p 정도 움직이는 데 그쳤다”라며 “여·수신금리를 조정을 통해 예대차 축소를 막아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원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매각이 예상된다”라고 보탰다. 다만 대아저축은행은 대원저축은행 인수 주체에 대한 물음에는 답을 피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