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OK캐피탈)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캐피탈업계가 새 정부의 금융정책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지만 OK캐피탈은 웃지 못하고 있다.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업황 개선으로 이어지며 캐피탈사의 자산확대와 운용금리 제고 등 외형과 수익성에 유리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에도 OK캐피탈은 당장 부동산PF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OK캐피탈은 부동산PF 규제로 인해 전체 자산 규모 확대가 선행돼야 하고, 기존 부동산금융의 낮은 자산 건전성을 해소하는 것이 수익성 확대를 위한 우선 과제로 꼽힌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K캐피탈의 작년 9월 말 기준 총 영업자산은 3조199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3% 증가했다.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기업금융이 2조2562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70.5%)을 차지한다. 이어 소비자금융(23.3%), 유가증권(4.1%), 리스·할부(1%) 등으로 나타났다. OK캐피탈은 지난 2016년 오케이아프로캐피탈과 합병 후 기업대출과 부동산PF 편입을 통해 영업자산을 늘려왔다. 이는 2018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가계신용대출과 대부업체 대출이 총자산의 30%를 초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OK캐피탈의 주요 사업인 기업금융 내에는 부동산금융 중 하나인 시행사대출이 46.2%로 과반수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어 기타기업대출(22.4%), 부동산PF(21.1%), 대부업체대출(10.1%) 순이었다.
최근 차기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시사함에 따라 OK캐피탈이 집중하고 있는 부동산금융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출과 세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택공급확대 공약으로 다양한 형태의 개발사업을 촉진할 가능성이 커 일차적으로 PF업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금융2실장은 “PF현장 증가는 투자대상의 확대로 캐피탈사의 자산확대와 운용금리 제고 등에 유리한 여건을 형성한다”며 “다양한 형태의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캐피탈사는 한도 규제 내에서 PF 대출 취급을 증가시킬 수 있고, 여러 현장 중에서 리스크 프로파일에 적합하면서 운용금리를 높일 수 있는 투자안을 선택할 수 있어 수익성 제고 가능성도 커진다”라고 말했다.
다만, PF업황의 지속 가능성은 다주택자를 포함한 회복이나 유지여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캐피탈사가 취급한 부동산PF 대출은 대부분 수·분양자의 분양대금 납입이나 부동산 운용주체의 차환에 의해 상환되는 구조로, 부동산 규제 완화수준에 따라 분양률이 영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서 조항이 붙었지만, 규제 완화에 따른 부동산PF 업황 개선은 캐피탈사의 호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OK캐피탈이 부동산PF를 비롯해 부동산금융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부동산PF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전체 자산이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여신성 자산 대비 부동산PF를 30% 이내로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부동산PF 호재에 맞춰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 여신성 자산 규모가 늘어나야 한다.
여기에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OK캐피탈은 업계 평균 대비 부동산PF 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부동산 경기변동에 대한 건전성 저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OK캐피탈의 자기자본은 5200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거액(자기자본 5% 이상) 익스포져 비중은 155.6%로 업계 평균인 79.4%보다 웃도는 수준을 나타냈다.
실제 OK캐피탈은 작년 8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와 함께 부동산금융에 쏠린 대출자산을 다변화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작년 9월 말 기준 OK캐피탈의 요주의이하 자산은 916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PF는 42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OK캐피탈은 안정적인 수익성과 건전성을 바탕으로 자산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OK캐피탈의 ROA(총자산순이익률)는 2.1%로 전년 말과 비교해 0.9%p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업계 평균 ROA인 1.9%와 비교해 우수한 수준이다.
또, 전반적으로 자산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투자금융 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전문 인재를 발굴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OK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업계 상위권 수준의 ROA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다 보면, 자산 규모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라며 “건전성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