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신사업·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았다…‘테스나’ 인수
테스나, 반도체 후공정 기업···최대주주 보유 지분 전량 인수
에너지·산업기계 부문과 함께 3대 사업 축으로 육성
공개 2022-03-08 17:34:40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두산(000150)그룹이 테스나(131970) 인수를 결정하며 반도체 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테스나의 경우 국내 1위 기업인 데다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어, 업계에서는 두산이 미래와 실리를 한 번에 잡는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의 테스나 인수 공시 발췌.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000150)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국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1위 기업인 테스나(TESNA) 인수를 결정했다. 두산은 테스나의 최대주주인 에이아이트리 유한회사가 보유 중인 테스나 지분 38.7%(보통주·우선주·BW 포함) 전량을 46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제품에 대한 시험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스마트폰·AI·위성통신·자율주행·로봇 등 첨단 제품과 서비스의 ‘두뇌’ 역할을 하는데, 이들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어 테스나의 전망도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다. 테스나는 업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웨이퍼’ 테스트 분야에서는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웨이퍼란 반도체의 토대가 되는 얇은 원형 판을 말한다. 웨이퍼의 경우 개 당 1000~1만 개의 칩이 새겨지며, 반도체 정밀도에 큰 영향을 미쳐 불량품 선별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웨이퍼 테스트 부문 1등이라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두산은 이번 테스나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기존의 △에너지(발전) 부문 △산업기계 부문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적극적 투자로 테스나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는 등 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두산 측은 반도체 부문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인공지능·AR/VR·빅데이터·5G·전기차/자율주행 등으로 확장되는 글로벌 산업 흐름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스나 실적 추이. 단위/원. 자료=두산중공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업계에서는 두산의 테스나 인수에 대해 ‘새로운 성장동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은 일석이조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테스나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탄탄한 고객사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테스나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2075억원·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도보다 각각 56.6%·76.8% 증가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테스나의 매출액이 2800억원·영업이익은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스나의 경우 경기·정책 변동성이 큰 두산중공업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업인 데다 바로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고, 잠재력까지 커 두산그룹에는 최적의 매물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