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대우건설, 딜 클로징…“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것”
중흥그룹,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통과
공개 2022-03-02 17:48:19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중흥그룹이 마침내 대우건설(047040)에 대한 딜 클로징을 완료했다.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8개월여만이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이 지닌 역량을 결집하고 조직을 안정화시켜 업계의 초일류 리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중흥그룹 사옥. (사진=중흥그룹)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지난달 28일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에 대한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유에서 KDB산업은행 관리 체제로 들어간 지 12년 만에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하게 됐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번째는 입찰가이다. 당초 중흥그룹은 본입찰 당시 23000억원을 써냈다. 이는 경쟁 상대였던 DS네트웍스 컨소시엄(18000억원)보다 5000억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중흥그룹은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써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KDB인베스트먼트에 기존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했고,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입찰가는 21000억원대로 낮아졌지만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결과를 낳았다.

 

대우건설 노동조합과의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노조는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의사를 밝혔던 시점부터 꾸준히 반대 의사를 밝혔던 곳이다. 이에 중흥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독립경영과 자율경영체제를 보장하는 등 노조 달래기에 집중해 왔다.

 

문제는 올해 초에 터졌다. 노조가 그간의 협상 내용이 담긴 서면합의서를 요구했지만 중흥그룹이 인수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작성이 어렵다고 거부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잡음은 새롭게 대우건설의 수장을 맡게 된 백정완 당시 내정자가 직접 나선 이후에서야 해결될 수 있었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한 차례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당초 중흥그룹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중흥그룹 부사장을 대우건설의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다하지만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에서 불승인 판정이 나오면서 급히 이인석 변호사를 추가로 사외이사에 추천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의 독립·책임경영을 약속하고 본부별 미션과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먼저 안전품질본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도래한 만큼 전사의 역량을 결집하는데 매진한다. 전략기획본부는 미래성장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택건축사업본부는 내실있는 성장에 집중하고, 토목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는 신시장 개척에 매진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건설업계 최대 화두인 안전 관련 사항을 조직 개편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임직원들의 주의와 관심을 당부했다. 또한 ‘최고 인재 확보 및 육성’이라는 비전을 통해 초일류 건설기업으로서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대우건설 임직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새로운 대우건설역동적인 대우건설은 임직원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으로 만들어진다라며 “자율과 책임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해 주신다면 대주주와 경영진은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신시장 개척에 대해 고무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우건설이 최근 해외수주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에서 1조1274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80.2% 감소한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해 목표치였던 2조4000억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수준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지만 후속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라며 “신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데다, 수익이 발생하기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시 대우건설이 KDB산업은행 체제 하에 있었던 게 신시장을 개척하고도 후속사업을 진행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며 “대우건설을 서둘러 매각해야 하는 KDB산업은행이었기에 리스크 높은 신시장 개척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