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위험 큰 웰컴캐피탈, 토스뱅크 유증 참여…괜찮을까
자본완충력 미흡한 상황서 150억원 토뱅에 할애
"최대주주 웰컴크레디라인 사정 녹록지 않다"
공개 2022-03-04 06:00:00
사진/웰컴금융그룹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토스뱅크가 신규주주로 맞이하는 웰컴캐피탈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본완충력이 낮은 상황에서 거액 위험노출액(익스포져)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웰컴캐피탈의 부실위험은 캐피탈 업계 내에서도 최상위 수준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익창출력도 미미해 건전성 악화로 인한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웰컴캐피탈은 자기자본 915억원 가운데 150억원(16.4%)을 토스뱅크에 투자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자기자본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886억원, 3분기 89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자본완충력 저하가 불가피한 셈이다. 웰컴캐피탈의 자기자본은 토스뱅크 유상증자 후 7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웰컴캐피탈은 자본완충력과 견줘볼 때 거액 익스포져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던 터였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업신용등급(Issuer Rating) A급 이하 캐피탈사의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해당 등급이 BBB-인 웰컴캐피탈의 자기자본 5% 이상 익스포져 비중은 2020년 230.8%로 최상위 수준을 가리켰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기업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의 자기자본 5% 이상 익스포져 비중과 자기자본이 각각 한국투자캐피탈 215%·5125억원, OK캐피탈 155.6%·5200억원, DB캐피탈 134.9%·973억원, 한국캐피탈 87.8%·3067억원으로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그중에서도 웰컴캐피탈이 위험에 더 노출됐다는 의미다. 당시 웰컴캐피탈의 자기자본은 430억원을 가리켰다.
 
 
 
물론 현재 웰컴캐피탈의 자기자본은 2020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그러나 대출채권 규모 또한 2020년 234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216억원으로 79.6% 뛰어올랐다. 그동안 신용평가 업계는 웰컴캐피탈의 대출채권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늘어났다며 기업금융은 대체로 거액여신일 뿐만 아니라 차주당 평균 여신액도 높았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지난해 3분기 웰컴캐피탈의 기업금융 내 50억원 이상 거액여신 비중은 69.2%, 차주당 평균 여신액은 67억원이라고 밝혔다. 또 중도금대출을 제외한 기업금융은 2020년 상반기까지 차주당 20억~30억원 수준으로 취급했으나 이후 차주당 50억원을 상회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웰컴캐피탈은 이익창출력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65억원으로 전년 말 15억원 대비 333% 제고됐으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2%로 기업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메리츠·애큐온·한국투자·한국·오케이·M·무림·DB캐피탈) 평균 2.4%를 0.2%p 밑돌았다.
 
 
다만 충당금 등이 포함된 대손비용을 총여신으로 나눈 대손부담율은 웰컴캐피탈이 지난해 3분기 2.1%로 기업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 평균 1.2%를 0.9%p 웃돌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카드·저축은행 등과 대조했을 때 캐피탈의 기업대출 충당금 적립기준은 여전히 보수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열위한 수익성을 보유한 웰컴캐피탈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웰컴금융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룹의 중간 지주사이면서 웰컴캐피탈의 지분 100%를 보유한 웰컴크레디라인이 지원 사격에 나설 것”이라며 “웰컴캐피탈의 자본완충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웰컴저축은행이 토스뱅크의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으나 자기자본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다는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제30조로 인해 웰컴캐피탈이 유상증자에 뛰어들게 됐다”라고 보탰다.
 
그러나 웰컴크레디라인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말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한 이후 자회사 자금지원에 주력하는 모습이지만, 이로 인해 이익창출력 또한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해 3분기 웰컴크레디라인의 당기순이익은 52억원으로 전년 동기 295억원 대비 82.4% 감소했으며 동기간 운용수익률도 8.6%, 14.8%로 6.2%p 낮아졌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