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 '친환경' 힘주고 골프웨어 '분할'…이익 개선 속도
작년 매출 4조6620억원·영업익 2527억원···5년 내 최대
토종 골프웨어 '왁' 분할에 친환경·나노섬유 신사업도 계획
공개 2022-02-25 17:59:35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지난해 준수한 실적을 보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코오롱인더)가 친환경 사업 강화와 골프웨어 부문 분리로 이익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래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실적 추이. 자료=코오롱인더스트리
 
25일 금융감독원 잔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4조6620억원·영업이익 2527억원·당기순이익 20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매출은 약 16%·영업이익은 66%가량 증가한 규모로, 최근 5년 내 최대 실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내외 환경이 악화했지만, 선제적 투자로 주력 아이템의 생산 인프라를 증설·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유효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우선 산업자재 부문은 매출 1조9983억원, 영업이익 1544억원을 달성했다. 주력제품인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가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타이어코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와 운송비 상승 부담 등 악재가 있었지만, 물류비 절감 협약 등 공격적인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앞으로도 글로벌 완성차와 타이어 제조사들 실적이 회복되면서 타이어코드 수요도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아라미드 역시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고기능성 프리미엄 타이어코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5G용 광케이블 보강재 수요도 늘고 있어 전망이 밝다. 코오롱인더는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의 대규모 증설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화학부문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자 재료용 특수에폭시수지 수요가 크게 늘었다.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는 타이어용 석유수지와 생활용품에 주로 사용되는 수첨 수지 역시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화학부문의 총매출은 9156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이다. 이후에도 고객 네트워크 확장과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 등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한다는 것이 코오롱인더의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개선과 신규 브랜드 출시 등 제품 경쟁력 강화로 패션부문의 전년 대비 매출액도 크게 상승했다. 신상품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됐고, 캐주얼·골프 브랜드의 매출 호조와 겨울 아웃도어 시장 성수기가 더해져 이익이 크게 늘었다. 코오롱몰 중심의 온라인 채널에서의 판매 비중 증가도 유통비용 절감 효과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패션부문의 매출은 1조181억원, 영업이익은 384억원이었다.
 
다만 필름·전자재료 부문은 수출 운임 상승과 원재료 가격 상승,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의 원인으로 지난해 4분기 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상반기의 실적 호조 덕분에 연가 매출은 6092억원, 영업이익은 21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토종 골프웨어 브랜드 ‘왁(WAAC)’ 사업 부문을 분할하기로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날 공시를 통해 ‘왁’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하며, 분할 기일은 오는 5월1일이라고 발표했다. 왁은 코오롱인더의 패션부문 코오롱FnC가 지난 2016년 출시한 토종 골프웨어 브랜드로, 악동 이미지 캐릭터를 통해 20~30대 젊은 골퍼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07억원으로 전년도의 2배를 기록했다.
 
이번 분할의 목표는 내부 프로세스를 간소화 등 경영효율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성장이다. 왁은 분할 이후 본격적인 해외 사업에 나서, 현재 8개인 일본 현지 매장 수를 연내 15개로 늘릴 예정이다. 중국 매장도 5개에서 10개로 확대하고, 미국 2위 골프 전문 유통 업체 ‘WGS’와 손잡고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올해 4월부터 미국 현지에 8개 매장을 열고 온라인몰을 개설할 계획이다.
 
‘왁’ 분할 외에도 코오롱인더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오롱인더는 오는 3월29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는데, 이번 공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주주총회 의안 중 ‘사업 목적 추가’다. 코오롱인더는 공시를 통해 △친환경 제품과 그 관련 제품의 연구, 제조 가공·판매업 △나노섬유와 그 관련 제품의 연구, 제조 가공·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첨단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신성장 동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