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화생명 빌딩. 사진/강은영 기자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한화생명(088350)이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제판분리에 따른 비차익 개선과 투자수익 증가 덕분이다. 다만 자산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 비율은 전년 대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올해까지만 유효한 RBC 비율을 개선하는 데 힘쓰기보다는 내년 도입 예정인 IFRS17(새 국제회계제도) 대응에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작년 누적 당기순이익 41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0.4%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한화생명이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는 14조 7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줄었다. 이는 보험업계 전반으로 영업이 둔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입보험료 구성을 보면, 보장성보험이 4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퇴직연금 20%, 연금보험 19%, 저축성보험 13% 등으로 나타났다.
보험 영업에서 아쉬운 성적을 보였지만, 비차익에서는 전년 대비 33.7% 증가한 4240억원을 기록했다. 비차익은 예정 사업비와 실제 사업비의 차이로 얻게 되는 이익으로, 지난 2020년 한화생명이 상품 개발과 판매 채널을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진행하며 사업비가 줄었다.
자산운용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작년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보다 0.12%p 상승한 3.59%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국내채권 54% △대출채권 22% △해외증권 17% 등 금리부자산을 중심으로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한화생명이 당기순이익을 개선했지만, 대표적인 자산 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은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다. 작년 RBC 비율은 184.6%로 전년 대비 53.7%p 크게 떨어졌다. 이는 금리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전성 관리와 관련해 한화생명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IFRS17에 맞춰 자산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IFRS17은 기존 원가로 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이 아닌 시가로 부채를 평가한다.
한화생명은 RBC 비율과 IFRS17 대응 차원에서 올해 초 채권 재분류를 실시하고, 7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ESG 후순위채권 발행도 진행한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RBC 비율은 올해까지만 유효한 제도로, 올해는 현행 수준에 맞춰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내년 도입되는 IFRS17에 초점을 두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