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예고한 SKT…어떤 기업이 인수 후보 될까
최근 뜨고 있는 메타버스 업계 주목돼…2025년 시장규모 326조원
SKT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MAU 110만명
공개 2022-02-21 08:50:00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SK스퀘어(402340)와 인적분할한 SK텔레콤(017670)(SKT)이 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 의지를 드러내면서 향후 어떤 기업들이 물망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통신사업에 가려졌던 비통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예상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분야를 SKT의 향후 인수 대상으로 꼽았다. 
 
1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신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인공지능(AI)·메타버스(Metaverse) 등 관련 기술회사 ▲팀 단위 개발자 확보 ▲자체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 등 3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T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진/SK텔레콤
 
SKT는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을 통해 통신 분야를 제외한 자회사들을 SK스퀘어에 넘기면서 통신 본연의 역할 강화가 더욱 중요해졌다. 당시 인적분할로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등 보안, 모빌리티, 커머스 같은 신성장 부문이 SK스퀘어로 재편됐다.
 
이에 SKT는 SK브로드밴드, SK스토아, SK텔링크 등 통신 기반의 자회사만 남게 되면서 독자적인 성장 가능성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남아있는 회사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성장에는 무리가 없겠지만, 미래 사업을 위한 넥스트에는 의문이 남게 됐다. 통신사업 자체만 놓고 보면 국책사업과 연관된 부분이 많아 해외 진출이 어려워 다른 미래 먹거리 창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서인지 지난해 새롭게 선임된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은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과 같은 투자자의 날(Investor Day)을 열고 SKT 2.0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당시 유 대표는 “주주들은 견고한 수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길 바라는 것으로 안다”라며 “유무선 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서비스(AIVERS)·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으로 업을 재정립했다”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들 신사업의 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2025년 매출 2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SK텔레콤의 유무선 통신사업이 전체 매출의 82%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연평균 성장률(CAGR)은 3%에 그친다. 반면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AIVERSE 등의 신성장 산업군은 18%의 비중으로 적지만, 성장률은 15% 수준으로 높다. 이에 향후 10년간 통신의 진화와 AI, 로봇, 모빌리티 등에 따른 디바이스 증가로 신사업에 대한 가치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SKT 사업별 규모와 성장성. 사진/SK텔레콤
 
이런 신사업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메타버스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지난 2013년부터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개발해왔고, AIVERSE 사업 가운데 메타버스를 활용한 ‘이프랜드(ifland)’는 MAU(월간 실 사용자 수)가 110만을 돌파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SKT도 향후 외부 파트너가 참여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과 자체 경제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해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와 합성어로 가상의 공간에서 현실과 같은 경제·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해 내는 플랫폼으로 정의되면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오는 2025년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800억달러(약 3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34조원의 시장 규모 대비 838% 성장한 수치다.
 
여기에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까지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읽히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82조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에서도 메타버스 분야를 주목하면서 지난달 20일에는 정부가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 발표를 통해 556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6년까지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점유율 5위를 목표로 잡았다.
 
때문에 SKT가 M&A 관련 업체로 메타버스 분야를 언급한 만큼 관련 기업들이 어디가 될지도 관심사다. 앞서 2018년 SKT는 보안업체인 NSOK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보안 시장 점유율 강화 등을 위해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보안 사업을 강화해 성공한 이력이 있는 만큼 향후 메타버스 시장 강화를 위해 여러 업체들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AIVERS) 성장 전략. 사진/SK텔레콤
 
현재 증권가에서는 VR과 AR을 비롯해 게임사들이 메타버스의 주요 수혜업종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관련한 기업들이 최근 주목받으면서 기업가치도 올라간 것으로 안다”라며 “SKT도 자체 메타버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이 관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증권가에서 보는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을 살펴보면 AR과 VR기기 생산에 들어가는 OLED 제조장비를 생산하는 선익시스템(171090), 열혈강호 등의 게임소프트웨어 사업을 영위하는 엠게임(058630), AR·VR용 시스템온칩(SoC) 등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칩스앤미디어(094360), AI 영상인식 솔루션 전문업체 알체라(347860), AR 앱과 스마트글래스 개발을 하는 맥스트(377030)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T는 지난해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 투자에 대한 재원마련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텔레콤은 별도 기준 매출 12조1028억원, 영업이익 1조11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0%, 8.9% 성장했다. 4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378억원으로 전년 동기(8452억원) 보다 36% 줄었다. 이는 5G 시설 투자에 따른 자본적 지출(CAPEX)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T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대표가 말한 M&A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도고, 그런 사업에는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AI나 B2B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라며 “제로 베이스에서 다양한 분야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어느 부분을 먼저 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