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임성지 기자] “모든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으나 농업은 미개척지로 분류되어 있었다. 금융, 상거래, 모빌리티 등 다른 산업처럼 농업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그린랩스를 시작했다. 단순한 하드웨어적인 스마트팜 보급이 아닌 농업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솔루션을 제공해 농업의 대 디지털 전환을 이끌겠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이 강조되는 상황에 농업도 스마트팜, 팜링크 등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2006년 구글 출신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만든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은 미국 농지의 과거 60년간 수확량 데이터, 1500억곳의 토양데이터, 250만개의 기후 정보를 확보해 농업인들의 리스크를 줄이고 수확량을 높이는 과학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글로벌 종자기업 몬산토에 9억3천만달러에 인수되었고, 현재는 다국적 기업 바이엘의 자회사로 630억 달러의 기업 밸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농업 디지털화의 중요성이 강화되면서 농업진흥청도 ‘농업인의 직감과 경험에 의존했던 농업 과정의 의사결정을 딥러닝(Deep Learning)과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해 농업 생산성과 영농 편리성, 품질 향상을 도모하는 농업’으로 디지털 농업을 정의하며 2025년까지 농업 혁신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업의 대전환을 위한 디지털농업 활성화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동현 그린랩스 대표는 하드웨어 솔루션에 의지한 스마트팜이 아닌 진정한 농업 혁신을 강조했다.
안동현 그린랩스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종합 농업 플랫폼 팜모닝 선보여
데이터 기반 농업을 추구하는 그린랩스는 지난 2017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농장환경을 제어하는 팜모닝 스마트팜을 농가에 보급했고, 2020년 7월 종합 농업 플랫폼 팜모닝을 선보이며 농작물의 생산과 유통, 판매의 최적 솔루션을 구축했다.
팜모닝은 출시 1년 6개월 만에 국내 농가의 절반 수준인 50만명이 가입했고, 2022년에는 약 100만명의 유저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랩스는 농민에게 데이터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정부 지원금 등 실질적으로 농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농사의 편리함’으로 급성장했다. 안동현 그린랩스 대표는 “농산물의 생산뿐만 아니라 가장 비싼 가격에 농작물을 판매하는 경험과 유통환경을 제공해 농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라며 “매출은 매년 3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2021년에는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팜모닝은 최적의 농장경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이라고 평가된다. 팜모닝은 농민에게 농작물 재배정보, 정부 보조금 안내, 병해충·농약 정보, 경매가 비교 등 모든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스마트팜을 제어할 수 있으며 기후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알맞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시한다. 안동현 대표는 “그린랩스의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에 있다. 국내 농업 시장에 스마트팜을 제공하는 기업은 하드웨어적인 접근으로 그린랩스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접근으로 농민이 데이터 기반의 농사를 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 데이터화를 지향한다”라고 강조했다.
팜모닝 사용 농가.사진/그린랩스
기업 경쟁력 강화로 글로벌 진출 노려
그린랩스는 IT와 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공, 경력, 연령대로 인력을 구성해 기업 경쟁력을 제고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의 평균 연령이 20~30대인 반면, 그린랩스는 농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20부터 60대까지 광범위한 전문가를 갖췄다. 안동현 대표는 “농민들은 농업의 긴 역사와 전통, 자부심을 지키는 분들로 안정과 경험을 중시한다”라며 “농업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다방면의 전문가로 인력을 구성했으며, 재배 사이클뿐만 아니라 농약사의 농약, 농자재 등의 컨설팅의 중요성도 인지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린랩스는 2022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농산물 유통 중개 플랫폼을 농약사와 접목하기 위해 우성소프트, 아산소프트 등을 인수했다. 해당 기업들을 인수함으로써 그린랩스는 팜모닝 플랫폼과 연결해 농민의 농산물 유통을 연결하고, 재배환경을 관리하는 O2O플랫폼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에 딸기 스마트팜을 공급했던 경험을 지닌 그린랩스는 2021년 12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 중국 션라이농업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을 알렸다. 안동현 대표는 “2016년 OECD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농가의 약 85%가 2ha 미만을 경작하는 소농이다. 저소득국가가 많은 아시아에서는 소농들의 농지 점유비율이 약 7 8%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라며 “팜모닝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디지털 농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밝혔다.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과 함께 그린랩스는 17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C에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리드 투자사로 1000억원을 투자했고,
SK스퀘어(402340)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각각 350억원 투자했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는 미국 블루런벤처스(Blue Run Ventures)의 아시아 투자 플랫폼으로 그린랩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그립랩스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총 2100억원이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