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생산해 바로 충전?…SK에너지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개소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태양광·연료전지 설비로 전기 생산
규제 개정·안전성 입증 후 전국 SK주유소에 도입
공개 2022-02-09 17:23:07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그 자리에서 석유를 채굴해 주유할 수 있는 주유소가 있다면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는 석유가 거의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용 문제도 크겠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차충전소’는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자회사 SK에너지가 친환경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주유소를 열어 미래형 주유소의 가능성을 보였다. 
9일 SK에너지 박미주유소에서 개최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개소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성복 수소융합얼라이언스 단장, 정동채 대한석유협회 회장,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에너지는 9일, 서울시 금천구의 SK 박미주유소에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개소식을 열었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주유소에 태양광·연료전지 등 분산 전원을 설치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만들어진 전기를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는 주유소 기반 사업모델이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은 산업부의 분산 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과제 중 하나로 진행됐다. SK에너지는 지난해 5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주유소 연료전지’에 대한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 11월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공사에 착공했다. 설계·조달·시공(EPC)과 300kW급 연료전지(SOFC) 설치 등은 SK에코플랜트가 담당했다.
 
SK에너지 측은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규제 샌드박스 제도·정책적 지원) △소방청(관련 법령 정비·안전관리) △서울시(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전환 관련 인허가) 등 관련 정부 부처 와 지방자치단체, SK에너지가 함께 이룬 ‘민·관 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에서는 태양광(20.6kW)와 연료전지(300kW) 발전설비를 통해 친환경 전기가 생산된다. 현행법상 발전사업자는 전기판매업을 겸할 수 없기에, 지금은 SK에너지가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는 형태다. 하지만 관련 법령을 정비한 후에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에서 생산한 전기를 초급속·급속 전기차 충전기 2기(350/100kW)에 바로 공급할 예정이다. 충전소에서 만든 친환경 전기로 바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K에너지는 1호점 운영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고 관련 규제가 개선되면,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전국 SK주유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 전국 주유소로 확산될 경우, 분산 발전 활성화를 통해 송배전 손실은 낮추고 도시의 전력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라며 “추가 부지 확보 없이 도심 내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 역시 “전기를 만들면서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원활한 전기차 확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한다는 점에서 일거 양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 장기적으로 SK에너지와 SK에코플랜트 등 SK그룹 계열사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의 경우 이미 법의 규제가 없고 부지 확보가 쉬운 해외에서 더욱 주목받을 수 있는 사업인 만큼, 해외 진출을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