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DL건설…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률 '뒷걸음질'
지난해 매출액 2조원 상회…2017년 이래 5년 연속 성장세
영업이익률 지난해 11.4%로 0.3%p 하락…올해 8.5% 전망
공개 2022-02-11 08:55:00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DL건설(001880)이 처음으로 2조원을 상회하는 매출액을 거뒀다과거 외형을 확대하고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시켰던 전략이 주효했던 셈이다. 다만 DL건설은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한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률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아쉬움을 드러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건설은 지난해 210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17346억원) 대비 15.9% 늘어난 수준이다. 아울러 2017년 이래로 5년 연속 매출외형이 확대된 것이기도 하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2.9% 늘어난 2296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액과 같이 5년 연속 개선세를 보였다.

 

삼호와 고려개발의 흡수합병 이후 DL건설의 사업 경쟁력이 강화된 영향이다. 앞서 DL(000210)그룹은 지난 2020 5월 이뤄진 주주총회를 통해 외형 확대와 사업시너지 창출 그리고 경영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삼호를 존속회사로, 고려개발을 소멸회사로 하는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당시 합병비율은 1(삼호) 0.4516274(고려개발)이며, 합병기일은 같은 해 71일이다.

 

DL건설은 출범 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합병 절차가 이뤄졌던 직전인 2020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매출원천인 수주잔고는 28654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고려개발의 수주잔고가 반영되면서 54497억원까지 급증했다. 해당연도의 매출액이 1734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약 3.1년어치의 일감을 사전에 확보해놓은 것이다.

 

지난해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DL건설은 지난해에만 3181억원을 신규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신규수주액인 27059억원보다 11.5% 늘어난 수준이다. 부문별로는 민간주택인 일반도급(15316억원)이 가장 많았고 △디벨로퍼 7074억원 △토목 4927억원 △도시정비 286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시공능력평가에서도 지위가 달라졌다. 합병 전 삼호와 고려개발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각각 30, 54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DL건설로 시공능력평가가 이뤄진 2020년에는 당초 예상했던 순위인 16위보다 한 계단 아래였지만 17위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2위로 10대 건설사 진입을 목전에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전년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지난해 DL건설의 영업이익률은 11.4%로 전년(11.7%) 대비 0.3%p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원가율을 전년과 거의 동일한(84.7%84.8%) 수준으로 유지했던 DL건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도급공사 그중에서도 민간주택과 정비사업에 집중된 사업포트폴리오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도급의 경우 대부분 단순 시공만 담당하기에 자체사업이나 개발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지난해 민간주택과 정비사업에서 신규 수주가 활발히 이뤄졌으나 대다수 현장의 계약금 규모가 1000억원대에 머물러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DL건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DL건설과 유사한 형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자이에스앤디(317400)의 경우 주택부문 외에 HI부문, 부동산운영부문 등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각 사업부문에서 나오는 고른 매출액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을 2020 7.7%에서 2021 11.7%로 끌어올려 DL건설을 소폭이지만 뛰어넘었다.

 

올해는 격차가 보다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DL건설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로 각각 2조원, 1700억원을 제시했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8.5%로 전년에 비해 더욱 떨어진다. 이와 달리 자이에스앤디의 경우 금융투자업계에서 매출액 5360~5800억원, 영업이익 530~580억원정도로 추정하고 있어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L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건설업 특성상 착공이 이뤄져야 실적이 반영되는데 아직까지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라며 올해에는 주택중심에서 벗어나 일반건축이라던가, 주상복합이라던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일반건축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이치 오토월드, 토목에서는 서울-강릉 KTX 6공구와 같이 주택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이력이 있다라며 매출의 근간이 되는 수주잔고가 꾸준히 늘어나 안정적인 실적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내년 정도까지는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