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 센터장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로 인류 삶 증진 목표
지속적인 R&D로 국산 신약 개발 성과 거둬
2022년 상반기 당뇨 신약 임상 본격화…글로벌 공략 나서
공개 2022-02-07 08:55:00
[IB토마토 임성지 기자] 지난 2021년 정부는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신약 창출과 국산 신약 개발을 위해 국가신약개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3개 부처는 신약 개발을 위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정부의 본격적인 지원정책에 발맞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앞다퉈 신약 개발에 매진하는 가운데 일부 제약사에서는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기업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4호 국산 신약 ‘펙수클루정’ 허가를 획득한 대웅제약(069620)이다. 
 
펙수클루정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세계 400억 달러(한화 약 46조원) 규모의 거대시장이 있어, 대웅제약의 해외 파트너십과 연구개발이 집중된다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 센터장.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신약 개발의 요람, 신약센터를 이끄는 박준석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2021년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에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지난 12월 30일 대웅제약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출시허가를 받았고 2022년 상반기 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펙수클루정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약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PPI(proton pump inhibitors, PPIs) 기반의 위산분비 저해제를 대체할 차세대 약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대비 펙수클로정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펙수클루정은 환자 대상 임상 3상 결과 99%의 식도 점막 치료율을 보였고, 기존 PPI 계열보다 투여 초기부터 빠르게 가슴쓰림(Heartburm) 증상 개선에 효과가 나타났다. 역류성 식도염(GERD) 환자에게 간혹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 기침(Cough) 증상이 개선되는 등 내시경상 치료와 식도염 증상 개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위산분비 억제 효과도 확인했다. 위식도역류 질환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비교군인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 대비 3배 많은 환자에게서 가슴 쓰림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고, 간독성 등의 부작용 우려가 낮아 안정성도 확보했다. 대웅제약은 펙수프라잔을 계열 내 최고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뿐만 아니라 후속 적응증을 확보하고, 차별화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제형 다양화로 제품력을 높이고자 2020년 9월 국내 최초 P-CAB 주사제로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펙수프라잔 주사제 개발로 경구 투여가 어려운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경구제와 비슷한 주사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해외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 특히, 펙수프라잔 계열 신약은 올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개시할 예정이고, 중국은 2023년까지 임상 3상을 완료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2022년 신약센터의 핵심 집중 분야는 무엇인가?
△올해 상반기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SGLT2 억제제 ‘이나보글리플로진(Enavogliflozin)’의 국내 품목허가를 상반기 신청할 예정이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기존 시판 약물보다 뛰어난 혈당강화효과를 지녀 임상 2상 시험 결과 혈당 조절의 주요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의 12주 후 변화량은 위약 대비 약 0.9%로 이는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기존 SGLT2 억제제보다 약 30% 이상의 효과적인 감소가 있었다. 현재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단독사용, 메트포르민 병용사용, 메트포르민 및 DPP-4 억제제의 3제 병용 사용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받아 경증부터 중등증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섬유증 치료제로 2011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겪은 증상이다. 섬유증은 조직이나 장기가 딱딱해지는 증상으로 폐, 간, 심장, 피부 등에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어 신약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PRS 단백질(Prolyl-tRNA synthetase) 작용을 감소시켜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신규 기전의 섬유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 연구진은 PRS 단백질이 콜라겐 및 섬유화 유발 인자 생성에 기여함에 착안해, PRS 단백질 활성만을 선택적으로 감소시켜 섬유화를 강력하게 억제하는 기전의 DWN12088을 발견했다. 대웅제약의 섬유증 치료제는 2019년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의 과제로 선정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으로부터 비임상 및 임상시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으며, DWN12088의 임상 1상 시험을 올해 완료하고,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개시할 예정이다. 2026년 폐섬유증 치료제 승인 및 출시를 목표로 다양한 섬유증 치료제로의 확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 번째는 자가면역 치료제로 자가면역환자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돼 있는 T cell(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과 질환의 원인인 자가 항체를 생산하는 B cell(골수에서 유래하는 림프구)을 동시에 적절한 수준까지 억제해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약물을 개발 중에 있다. 이는 이중 표적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방식의 신개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이다. 이 밖에도 대웅제약은 오픈콜라보레이션으로 외부 기술도입, 잠재성 높은 신규 과제를 점토하고 있으며, 미충족 수요를 만족하는 항암파이프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연구개발(R&D)을 지속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대웅제약이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고 다양한 파이프 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 R&D에 투자했고, 2018년부터 매년 약 1000억원 이상의 R&D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임상 1상이 들어간 물질이 규제기관 승인을 얻기까지 성공 확률이 12% 미만이라는 낮은 확률에도 대웅제약 CEO의 의지와 전임직원의 지원과 격려, 신약센터 구성원의 열정이 현재의 유의미한 결과물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대웅제약의 사내 벤처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 벤처인 아이엔테라퓨틱스는 퇴행성 뇌질환을 포함한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후보물질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치료제, 뇌질환 치료제 등 8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월26일 신경계 최신 트렌드와 R&D 성과를 공유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평소 신약센터 구성원에게 강조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신약 개발은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으로 연구원 각자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신약 센터는 2018년부터 변화를 보였으며, 현재 신약센터 연구원의 70% 이상은 혼자 잘하고 있다. 여기서 혼자 잘한다는 것은 혼자만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협업을 하며 주인의식을 지니며 연구한다는 의미이다. 신약센터 성과 비결은 익스트림팀에 있다. 익스트림팀은 실리콘밸리의 애자일(Agile) 체계와 유사하다. 대웅제약 신약센터 익스트림팀은 프로젝트 중심의 팀으로 보다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또한, 익스트림팀은 사람 중심으로 모든 센터 구성원이 해당 과제, 분야의 책임자가 되어야 하며, 결국 주인의식이 있어야 가능한 체계이다. 작년까지 익스트림팀 버전 2.0까지 업그레이드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최근 K-바이오라고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을 표현한다. K-바이오가 많은 성과를 이루고 실제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수준이 높아졌으며, K-바이오 위상도 선진국에 가깝게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어떤 신약이 좋은가? 어떤 기업이 뛰어난가?’라는 단순한 경쟁보다 서로 결과에 대해 성원을 보내고 협심하고 오픈이노베이션하며 뛰어난 결과물을 만든다면 K-바이오의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산학연과 병원까지 동반 성장하는 체계와 전략이 수립된다면 우리 미래 세대들은 지금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