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부는 ESG 채권 열풍에도…삼성카드는 아쉬운 실적
자금조달 비용 절감·기업 이미지 개선 ‘두 마리 토끼’
삼성카드 "시장 수요 따라 발행 확대 계획"
공개 2022-02-04 08:55:00
삼성카드 본사. 사진/뉴시스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지난해 카드업계에서는 ESG 채권 열풍이 불었지만 삼성카드(029780)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발행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년간 카드사들의 국내 원화 발행 ESG 채권 규모는 전년 대비 172.5% 증가한 3조2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이 자금조달 비용 절감과 기업 이미지 개선에 효과적인 ESG 채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삼성카드는 다소 아쉬운 실적을 낸 셈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년간 삼성카드가 발행한 국내 원화 발행 ESG채권 규모는 1000억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ESG채권은 발행자금 사용처에 따라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으로 나뉜다. 녹색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며, 사회적채권은 사회가치 창출 사업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지속가능채권은 환경친화적이고 사회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작년 국내 카드사들은 ESG채권 발행을 꾸준히 진행했다. 그 결과, ESG채권 발행 규모는 총 3조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5%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현대카드가 95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발행액을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카드 7600억원 △우리카드 5300억원 △신한카드 3800억원 △롯데카드 3000억원 △하나카드 2000억원 △삼성카드 1000억원 △비씨카드 500억원 순이었다.
 
카드사들이 ESG 채권 발행을 늘리면서, 전체 채권 내 ESG 채권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카드사 전체 채권 금액 18조5050억원 중 ESG 채권은 6%에 불과했다. 2020년 가장 많은 ESG 채권을 발행했던 하나카드는 2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는 전체 발행 채권 중 비중은 18%에 해당했다.
 
작년에는 전체 카드사 국내 원화 발행 채권 금액 21조6600억원 중 ESG 채권 비중이 15%로 크게 뛰었다. 가장 많은 ESG 채권을 발행한 현대카드는 전체 채권 중 ESG 채권이 25%로 전년 대비 9%p 늘었다.
 
카드사들이 ESG 채권 발행에 힘쓰는 것은 수월한 자금조달과 함께 기업 이미지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일반 채권과 비교해 ESG 채권은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카드사 입장에서 발행 비용이 상당히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라며 “또, ESG 채권 발행을 통해 ESG 경영을 강조하며 금융소비자들에게 카드사의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에서도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카드는 상위권 카드사임에도 불구하고 ESG 채권 발행 실적이 저조했다. 작년 수차례에 걸쳐 ESG 채권을 발행했던 여타 카드사와 달리 삼성카드는 작년 9월 단 한차례 ESG 채권을 발행했고 규모도 1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카드는 원화 발행뿐만 아니라 외화 방식의 ESG 채권까지 고려하면, 발행 규모가 작은 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작년 3월 삼성카드는 해외 ESG 인증사 ‘Sustainalytics’의 ESG 인증을 바탕으로 총 3억 달러 규모 ESG 방식의 외화 ABS를 발행한 바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장 수요에 맞춰 ESG 채권 발행 확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ESG 채권 발행 등 올해 ESG 관련 계획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