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의 업종 뷰
김승범 연구원 "블록체인, 게임시장 변화 불러온다"
NFT·메타버스·PTE…'게임 체인저' 역할 예상
'게임 재미' 지키면서 '플랫폼 다각화' 추진해야
공개 2022-02-08 08:55:00
금리 인상기 도래 속에 자금조달에 관심이 높아진 기업들이 신용도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신용평가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한국기업평가(034950)는 1983년 설립돼 기업의 금융상 채무(기업어음, 회사채 등)에 대한 적기상환 능력을 평가하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신용평가를 통해 기업·사업부문의 사업성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다. 총괄적인 사업성평가 서비스, 딜 관련 가치평가와 관련된 풍부한 용역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며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공급하고 있다. <IB토마토>는 한국기업평가의 주요 연구원들과 인터뷰를 통해 각 섹터별 국내외 전망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 게임은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 산업이었다. 늘어난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유지해왔지만 ‘위드코로나’, 더 나아가 코로나가 ‘종식’ 됐을 때도 과연 수요기반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분분한 상황이다.
 
새로운 어젠다의 등장으로 인한 시장 구조의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와 메타버스, PTE(play to earn) 등으로 인해 3N(넥슨, 엔씨소프트(036570), 넷마블(251270))과 그 외 중견·소형사로 고착돼있던 견고한 구조가 깨질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게임시장이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환경 변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게임업의 본질적인 펀더멘탈인 ‘게임의 재미’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 사진/한국기업평가
 
다음은 김승범 책임연구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의 점진적 완화에 따라 수혜를 받았던 게임산업의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나?
△코로나19에 따른 수혜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다고 본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 산업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으며 게임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게임이 레저의 일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수요기반이 한층 강화됐기에 이제부터는 스포츠나 공연 등 외부활동과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됐을 때 그동안 억눌려있던 외부활동의 증가로 게임시장이 다소 부침을 겪을 수는 있다. ‘게임의 재미’를 가지고 외부활동과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NFT, 메타버스, PTE(play to earn) 등 게임업계의 새로운 어젠다가 고착돼 있는 게임시장 구도를 어느 정도 깰 수 있을까?
△중견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위믹스 바탕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새롭게 부상한 것처럼 새로운 어젠다는 신규 기업에게 ‘게임 체인저’로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3N 등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지만 신규 어젠다만 놓고 본다면 경쟁강도가 꽤 높아 3N이 무조건 우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빅3가 우위에 있는 자본과 마케팅능력 외 다른 경쟁요소가 필요한 분야에서 경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규 시장의 생성으로 전체 게임 시장 내 3N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NFT나 메타버스는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부족한 분야로 알고 있으며 PTE의 경우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그럼에도 새로운 어젠다로 꼽히는 만큼 관련 사업 진출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분야 진출이 신용도에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수 있나?
△단순히 신사업 진출만 한다고 해서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신용도 제고를 위해서는 실제 영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나 메타버스나 NFT 등의 분야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 본질적인 특성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당장에 신용도 제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게임산업의 근본적인 리스크 완화를 위한 핵심 방안 중 하나로 ‘다각화’를 꼽으면서 플랫폼 다변화를 위해 ‘콘솔’로의 진출을 강조했다. 콘솔은 ‘마니아’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그럼에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콘솔은 한국에서만 마니아 플랫폼이지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는 메인 플랫폼의 하나이다. 국내 게임 시장 내 콘솔 점유율은 6%도 되지 않지만 글로벌 점유율은 25% 내외의 대규모 시장이며 2020년 기준 글로벌 콘솔게임 시장규모는 500억달러 이상으로 오히려 PC 게임(약 340억 달러)을 상회한다. 둘째 기기의 특성상 모바일이나 PC보다 변동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콘솔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닌텐도 등의 교체주기는 약 7년 내외로 PC(5년), 스마트폰(2년) 대비 길다. 즉 기기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게임도 장기간 판매가 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마지막으로 크로스플랫폼(모바일-PC-콘솔 간 플레이 공유) 게임이 다수 등장하고 있어 콘솔용 게임이라고 해도 플랫폼 이식을 통해 타 플랫폼으로 원활하게 서비스해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게임사의 인수·합병(M&A)을 보면 블록체인 관련된 회사들과 보유 IP와 시너지를 기대하는 형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M&A가 회사 신용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게임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조 단위 M&A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블록체인, 메타버스 관련 회사들에 대한 투자는 1000억원 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국내 상장 게임사 대부분이 수천억원 대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기에 관련 투자가 다수 누적되지 않는다면 우수한 재무구조의 유지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