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의 업종 뷰
송종휴 연구원 "삼성·LG 디스플레이 선전 기대”
삼성·LG 등 디스플레이 기술이나 양산면에서 퍼스트무버 위치
전자계열의 공급 수요에 따라 다양한 제품 라인업 갖출 것
공개 2022-02-07 08:55:00
금리 인상기 도래 속에 자금조달에 관심이 높아진 기업들이 신용도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신용평가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한국기업평가(034950)는 1983년 설립돼 기업의 금융상 채무(기업어음, 회사채 등)에 대한 적기상환 능력을 평가하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신용평가를 통해 기업·사업부문의 사업성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다. 총괄적인 사업성평가 서비스, 딜 관련 가치평가와 관련된 풍부한 용역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며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공급하고 있다. <IB토마토>는 한국기업평가의 주요 연구원들과 인터뷰를 통해 각 섹터별 국내외 전망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최근 폴더블 디스플레이로 개발된 삼성전자(005930) ‘갤럭시Z 플립3’가 판매에 흥행을 하고 있고, LG전자(066570)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 TV’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중국 업체들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대량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해져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을 앞세운 새로운 폼팩터로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올해도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의 견제와 코로나19 등으로 시장 여건이 좋지만은 않지만,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OLED 등의 제품이 시장 성장을 이끌어 중소 소재 장비 기업들의 전망도 좋아지겠지만, 투자나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
 
다음은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어떨 것으로 보이나?
△디스플레이 업종은 최근 중국의 생산능력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변화가 찾아오면서 2020년 5월부터 LCD 판가가 작년 상반기까지 꾸준히 상승해 그간 어려운 시간을 돌파했다. 각 국가의 락다운(봉쇄령)으로 노트북, 태블릿 등의 수요 증가가 커지고 화질이 좋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졌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내부제 성격이라서 수요들이 시차를 갖고 발생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빠르게 도입됐다. 다만 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내부제 수요가 다시 둔화될 수 있다. 디스플레이 판가는 약보합 전망되고, 비대면 트랜드가 일상생활에서 변화가 있는 만큼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생산문제에서도 즉각적인 수요 공급 조절 등도 조절이 잘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실적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업황은 유지될 것 같다.
 
-중국의 LCD 저가 수주 경쟁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전략은?
△중국 업체의 LCD 생산능력(CAPA)은 전체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수요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OLED로 빠르게 전환해 갔다. 국내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6, 9인치 이하 중소형 OLED 80%를 차지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034220)는 매출의 절반이 OLED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의 기술이나 양산면에서 퍼스트무버로서 판단이 가능하다. 또 OLED의 전통적인 수요처인 TV나 스마트폰을 비롯해 새로운 응용처를 확보해 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소형 스마트폰 OLED 중심으로 중국이 케파를 추격해 오고 있고, 중국은 자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있어 계속 생산을 해나가면서 양산 비율을 높이고 있다. 제품 생산 수율을 볼 때 일괄적으로 보긴 힘들지만, 아직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국내 업체가 양산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 같다. 이는 보조금을 지원한 중국 정부가 있어서 가능한 것으로, 국내에서도 일부 지원이 있긴 하지만, 필요한 소재나 장비 등을 만드는 기업들의 기업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스플레이가 TV나 스마트폰에서 전기차 등의 인포테인먼트로 확장되는 것 같다.
△현재 건물이나 자동차 등에서 OLED 패널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TV나 스마트폰은 현재 연간 2억대, 14억대 수준으로 중요한 시장이 맞지만, 결국 시장 확대를 위해선 수요처를 넓혀야 하는 부분이다. 이는 고객의 심리나 확대가 중요한데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주목받으며, 성장성 역시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절대 시장 규모에서는 아직 작지만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건물이나 자동차 등에서는 안정성이 중요한데, 화재나 강도 등 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기술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연기관에서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으로 발전할수록 기능이 디스플레이의 영역도 중요해질 것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멀리 바라봐야 한다.
 
-삼성과 LG가 협력 관계를 맺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따른 시장 변화는?
△국내에서 완성형 패널을 만드는 곳은 삼성과 LG밖에 없다. 현재 양사의 협력 관계를 보면 두 가지 측면으로 보고 있다. 공통적인 것은 양사가 TV 사업을 영위하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계열사가 존재한다. 현재는 TV가 대형화되면서 중국 패널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다양한 패널 수급처를 확보해 마진을 높여야 하지만 중국과의 원가 경쟁으로 인해 TV 패널 수요처를 늘리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다양한 업체를 통해 교섭권을 확보하면 경쟁력 확대에 도움이 된다.
 
또한 디스플레이가 고급화, 대형화 등 고부가 사업이 되면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전체 2억대 시장에서 프리미엄은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은 변동성이 적은 특성이 있어 주력해야 하는 분야로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닌 색 재현율과 명암비, 눈의 피로도 등 제품의 성능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OLED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 TV 사업부도 퀀텀닷(QD) 생산에 나섰지만, 생산물량 면에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LG 패널을 받아서 쓰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투자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은?
△삼성의 경우 디스플레이 소재는 삼성에스디에스(018260)(삼성SDS)에서 확보하고 있고, 투자와 관련해서는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자체 생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자계열에서 공급 수요를 늘려주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이에 거래 네트워크 등 확보가 중요한데 자체적인 패널업체들의 인수합병으로 소재나 장비, 기술 개발 등의 시기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각 그룹에 속한 계열사들이 AI, 전장 등 미래 신사업에 따라 마켓을 접근하는 것이 디스플레이 업체의 중요한 경쟁력 확보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소재 장비업체라고 하는 분야가 중견 이하의 많은 기업들이 있는데, 중국 업체들과 연계돼 있는 경우가 많아 인력 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일본의 무역제재로 디스플레이 분야도 피해를 봤는데 어려움은 없나
△일본의 무역제재로 인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입은 피해는 비교적 적었다. 글로벌에서 수위권에서 경쟁을 하는 메이저 업체들로 일부 규제로 인한 구매력이나 교섭력에서 열위에 있지 않다 보니 생산 활동에 필요한 제재가 유의미한 차질을 빚진 않았다. 현재는 OLED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는데, 소재 국산화율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 소재에 관해서는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이 독점하는 것들도 있지만, 원재료의 문제라기보다는 발광원을 구성하는 요소들인데 이들이 가진 기술력으로 독과점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기업들은 양산화를 추진하고 있어 일부 제재 등에 차질을 빚더라도 크게 차질을 빚진 않을 것이고, 반도체 등의 분야에 비해 디스플레이는 아직 많은 회사들이 경쟁을 하고 있는 구조여서 경쟁을 해야 공급 업체들도 이득을 보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제재들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지금은 중국 업체들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소재 공급도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향후 발전을 위한 방향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재작년 중소형 OLED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 업체들이 애플에 OLED 패널을 일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전히 디스플레이 업계는 안심할 수 없다. 디스플레이는 점차 저전력, 고기능의 기술력이 중요한 부분으로 발전할 텐데 중국은 이런 부분에서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다. 차세대 OELD를 국내 기업들이 투자와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기술과 생태계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향후 마이크로 LED, QN 등 다양하게 발전될 것이고 메타버스 등에서도 디스플레이와 연계한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크레딧 관점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마켓 밸류는 높은 수준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다음 폼팩터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수요가 있을지 빠르게 파악해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