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개선한 베셀…이제는 실적 턴어라운드 절실한 때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에 서둘러 자본 확보
2019년부터 발생한 영업손실 해소가 중요
작년 공급계약 바탕…올해 2분기 흑자전환 기대
공개 2022-01-21 08:55: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였던 베셀(177350)이 자기자본 확충으로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 50% 초과라는 요건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익성 회복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자기자본을 늘리는 일회성 방식으로 이를 극복한 만큼 앞으로 영업실적 회복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셀의 2021년 9월 말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52.2%이다. 2019년 52.3%를 기록했었기 때문에 아직 4분기 결산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2021년 50%를 넘는다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코스닥 관리종목 지정요건 중 하나인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의 비중이 50%를 넘었을 경우 해당된다. 베셀의 경우 2019년 52.3%, 2020년 11%를 기록했기 때문에 2021년 50%를 초과했을 시 관리종목 지정 요건이 충족된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중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개선, 흑자전환하거나 자기자본을 늘려 비중을 낮추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 중 베셀은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선택을 했다.
 
지난해 12월 보유하고 있는 자산(토지) 가치를 재평가해 작년 3분기 말 기준 장부가액이 51억원이던 토지가치가 130억원으로 상승했으며 이연법인세부채를 제외한 61억원의 재평가 잉여금이 2021년 기말결산에 반영될 예정이다. 종속 자회사인 베셀에어로스페이스의 주식 12만주(지분율 22.8%)를 60억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3회차 전환사채 중 4억원 규모에 대해 전환권이 행사되면서 11만8923주의 신주가 발행됐다. 작년 12월에만 자산재평가와 보유 지분매각, 전환권 행사로 125억원의 자기자본을 확보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재무지표를 기준으로 125억원의 자기자본이 추가됐다고 가정해 계산할 경우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자기자본 비중은 28.2%까지 떨어진다. 사실상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문제는 베셀의 자본확충 방안이 일회성이라는데 있다. 특히 작년 12월 자산재평가, 보유 지분매각 등을 추진했다는 것은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이 어렵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중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영업이익 흑자전환이다.
 
실제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중이 50% 넘은 2019년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주 고객 시장인 중국 디스플레이산업 투자가 지연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44.1% 감소한 423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0년 매출은 708억원으로 어느 정도 회복했고 비용절감 노력까지 이뤄졌으나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이는데 그쳤다.
 
 
 
2021년의 경우 2020년 터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시설투자가 또 다시 지연됐으며 이로 인한 공급계약이 줄어든 타격이 그대로 반영됐다. 베셀은 디스플레이용 생산설비를 공급하는데 보통 고객사의 시설투자가 활발할 때 공급계약이 이뤄지며 이 매출은 1년 정도 뒤에 반영되는 구조다. 이에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15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늘었으며 2019년 영업손실 규모를 넘어섰다.
 
올해 2분기 연결 종속으로 편입된 에스케이씨에스(SKCS)가 흑자전환했지만 신사업인 항공기설계·생산을 담당하는 종속기업인 베셀에어로스페이스와 강소베셀항공공업유한공사(베셀에어로스페이스의 중국 법인)는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항공 사업은 아직 투자단계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베셀에로스페이스에 125억원의 채무보증을 하는 등 지원부담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 베셀은 실적 반등을 자신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의 코로나19 타격이 2020년보다 2021년 완화됐으며 이 영향으로 중국 고객사와의 신규 공급계약이 체결됐기에 작년 4분기부터 조금씩 실적이 회복, 올해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흑전전환에 성공한 종속 자회사 에스케이씨에스의 성과도 연결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베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이슈를 차단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노력을 했다”라며 “지난해 이뤄진 고객사의 신규계약 수주 성과가 서서히 반영되면서 올해 2분기에는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 부담이 존재하는 항공 사업에 대해서는 “2023년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표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으로 매출도 서서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베셀에어로스페이스의 추가적인 투자자금 확보와 관련해서는 벤처캐피털 등의 펀딩을 기획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