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설' 비케이탑스, 실적 악화에 자금조달도 차질…불안감 엄습
작년 2·3분기 부진…연 매출 50억원 미달 가능성
최대주주 대상으로 실적 반등 위한 자금 조달
유증 납입일 연기에 원활한 자금 확보 우려도
공개 2022-01-17 09:1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비케이탑스(030790)가 실적 악화와 함께 자금조달까지 차질을 빚으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출 규모 축소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요건 충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장폐지설까지 나왔다. 지난해 핵심으로 내세웠던 신사업인 재활용 중간처리와 마스크 제조업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지만 이를 위한 대주주의 유상증자 납입은 2차례나 미뤄지며 불안요소를 만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케이탑스의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개별기준)은 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1분기(1~3월)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분기(4~6월) 9억원, 3분기(7~9월) 5억원으로 부진한 탓이다.
 
 
 
4분기(9~12월) 실적에 달렸지만 연매출 50억원(개별기준)을 달성하지 못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케이탑스의 개별 기준 실적은 유통사업부가 담당한다. 2020년 쿠첸, 위닉엔터프라이즈, 지원에프앤비 등에서 생활가전 등을 매입해 쿠팡, 이지스21, 일신엔터프라이즈 등에 판매하면서 78억원의 매출을 거뒀던 만큼 작년에는 비케이탑스 전용 상품 공급 확대와 다양한 상품의 판권 계약 강화로 매출 증가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5월 해외 로봇 청소기 브랜드 ‘엑스클리어’에 대한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해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 채널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에서 판매하기는 했으나 2분기와 3분기 매출은 10억원을 넘지 못했다.
 
물론 2020년의 경우 4분기에만 28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2021년 4분기에 16억원 이상의 매출은 달성 가능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등 영업실적에 대한 우려는 여전할 수밖에 없다. 유통사업은 구조적 한계로 채산성이 낮은 만큼 재활용 중간처리나 마스크 부문 실적 기여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핵심 먹거리로서 역할이 기대됐던 재활용 중간처리 사업은 공급 계약이 해지되면서 투자금 현금화에 실패했다.
 
지난해 2월 비케이탑스는 중고기계, 고철, 비철 등을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경상북도 상주시에 위치한 전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일부와 기계장치 등을 신라산업으로부터 310억원 가량에 매입했으며 이후 9월 앤트버즈와 공장 내 재고자산을 148억5000만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폴리실리콘 공장에서만 700억~8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연 매출(연결기준) 목표를 200억원으로 잡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앤트버즈로부터 계약을 불이행한다는 공문을 받았으며 공급계약을 해지, 매출 발생이 무산되고 말았다.
 
지난해 4월 100% 자회사 비케이원을 설립, 마스크 제조,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유라인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해 진출한 마스크제조 사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80억원의 매출로 유통사업을 제치고 전체 매출 비중의 62.12%를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적자였다.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돼 마스크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만큼 마스크를 제조·판매하는 기업들도 크게 늘어났기에 해당 사업부가 매출 개선과 흑자전환에 중심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0년 1월 137곳이던 마스크 제조업체는 올해 1월(9일 기준) 1616곳으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허가된 마스크 품목은 1012개에서 7951개로 685.7% 증가했다.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도 떨어졌다. 2020년 3월 개당 4525원(KF94 기준)하던 마스크 가격은 올 1월(첫째 주) 개당 596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5년부터 적자를 지속하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연결기준)이 2016년부터 마이너스(-)로 외부자금 조달 필요성을 키웠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비케이탑스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16년 -18억원, 2017년 -71억원, 2018년 -279억원, 2020년 -175억원, 2021년 9월말 -37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2021년 9월 말 부채비율은 504.3%, 차입금의존도는 55.4%로 적정 기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 미만)을 훌쩍 넘어서며 경고등이 켜졌다.
 
공시를 살펴보면 지난해에만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678억원의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 전환사채(CB)로 450억원, 유상증자로 128억원을 모집했으며 보유하고 있던 우진홀딩스(우진기전 최대주주) 주식 35만3325주(32.61%)를 100억원에 에이루트(096690)에 양도했다.
 
올해 1월에도 최대주주 정상용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하는 150억원과 50억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노리고 있다.
 
다만 운영자금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이 지연되면서 일부에서는 실적 반등을 위한 사업 추진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로 작년 9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020년 말보다 38.3% 감소한 9억원에 불과한데 같은 기간 단기성 차입금은 400억원에 달해 신사업 투자 여력은커녕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달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상자인 정상용 대표이사는 지난해 비케이탑스의 최대주주인 와이퀸텟의 지분 100%를 김봉겸 전 대표이사로부터 양수(금액 공개 안됨)했으며 이후 9, 10회 전환사채를 각각 70억원과 50억원에 인수(이후 12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출자금으로 상계, 지분 10.55% 확보)했다. 지난해 비케인탑스 최대주주 등극과 지배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쓴 상황에서 올해 200억원의 자금을 원활하게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인 것이다. 실제 1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당초 지난 7일 납입일이었는데 13일로 미뤄졌고 또다시 27일로 연기됐다.
 
특히 비케이탑스는 이달 초 나온 상장폐지설에 대해 “현재 매출과 자본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유지 조건에 문제가 없으며 15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메타버스 등 신규사업 진출과 흑자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실적 반등을 위해 150억원 유상증자의 중요성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실적 개선 방안과 신사업 추진 계획 등을 듣기 위해 비케이탑스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