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강화 나선 교보생명, 3% 이익률 벽 깰까
높은 국공채 비중…금리 상승 호재에 기대감 상승
해외투자·대체투자자산 지속적 발굴해 포트폴리오 변화
공개 2022-01-17 09:10:00
교보생명 본사. 사진/강은영 기자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교보생명이 내년 도입되는 IFRS17(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를 앞두고 자본 확대를 위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안전자산인 국공채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자산을 운용해왔지만, 해외자산이나 대체투자자산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해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자산운용 선진화를 통한 수익창출 강화를 제시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를 보면, 작년 10월 말 기준 교보생명 자산운용이익률은 3.3%를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운용자산 규모는 89조5993억원으로, 자산운용률은 97.3%다. 운용 자산 중 유가증권이 65조2253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72.7%)을 나타냈다. 이어 대출 21조4906억원(23.9%), 부동산 및 기타 1조9901억원(2.2%), 현·예금 8932억원(0.9%) 등이 차지했다.
 
유가증권에서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것은 29조8327억원이었던 국공채였지만, 수익률은 2.97%로 두 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운용 규모가 가장 작은 주식(1조9926억원)은 수익률 15.44%를 기록해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작년 10월 말 기준 국내 23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자산운용이익률은 3.0%다. 교보생명을 포함한 빅3 생보사의 평균 자산운용이익률은 3.2%로 생보업계 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삼성생명(032830)의 자산운용 규모는 239조7721억원으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컸지만, 운용이익률은 2.8%로 빅3 중 가장 낮았다. 한화생명(088350)의 자산운용 규모는 97조7606억원이며, 운용이익률은 3.5%로 빅3 중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가장 우수한 운용이익률을 기록한 곳은 외국계 생보사였다. 작년 10월 말 기준 AIA생명 자산운용이익률은 4.3%로 생보업계 평균을 훌쩍 넘었다. 이어 최근 KB금융(105560)그룹에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이 3.7%, 처브라이프생명이 3.6%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생보사들은 안전자산인 국공채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실제 생보업계 평균 전체 운용자산 중 국공채 비중은 41.7%로 가장 크다. 높은 국공채 비중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자산운용이익률을 높이는 데 장애로 작용한다. 투자이익이 줄고, 이차역마진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3.25%였던 지난 2011년 3월 생보사 평균 자산운용이익률은 5.9%였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와 함께 기준금리 상승으로 생보사의 자산운용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보험사 특성상 장기 채권 보유율이 높아 즉각적인 영향을 받기 쉽지 않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머물고 있던 3%의 자산운용이익률을 깨고 수익성을 더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3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내년 도입 예정인 IFRS17과 K-ICS 등 재무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도입되는 IFRS17의 경우, 보험부채 평가 방식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게 된다. 보험사들은 새 회계제도가 도입되기 전 미리 자본을 더 쌓아둬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
 
교보생명은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방안으로 장기 우량채권에 지속해서 투자하는 등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양호한 고수익 자산에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을 택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교보생명은 해외자산과 대체투자자산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수익 원천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말 외화유가증권은 15조7845억원에서 2019년 말 18조9147억원, 2020년 말 19조3929억원으로 규모를 점차 늘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리 상승기가 도래하면서 교보생명뿐만 아니라 생보사 전체적으로 자산운용이익률이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인 목표치는 설정하지 않았다”라며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해 추가 이익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