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늪에 빠진 신원종합개발…위기 탈출은 언제
2019년 ‘어퍼하우스 청담’ 준공 후 매출 규모 반 토막
‘어퍼하우스 남산’ 10월 수익 반영…자체사업 재개
공개 2022-01-14 09:10:00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신원종합개발(017000)이 좀처럼 역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현장이었던 ‘어퍼하우스 청담’이 준공된 이후 분양수입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기수주 현장에서의 착공이 지연된 영향이다. 다만 올해에는 ‘어퍼하우스 남산’이 실적에 반영되고, 제천 자체사업도 첫 삽을 뜰 예정인 만큼 실적 반등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원종합개발은 지난해 3분기 개별기준으로 9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918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신원종합개발의 매출액이 2019 2517억원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이후 이듬해 1238억원까지 급감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년 연속 감소세가 유지된 셈이다.

 

당시 매출액이 반토막이 난 까닭은 어퍼하우스 청담 2019년 준공된 여파가 컸다. ‘어퍼하우스 청담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파크빌라 부지에 지하 2~지상 6, 18가구 규모로 조성된 고급빌라이다. 신원종합개발의 고급빌라 브랜드인 어퍼하우스가 첫 적용됐으며 자체사업이지만 도급액 규모가 949억원에 달해 그간 실적을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실제 신원종합개발은 2019년에 어퍼하우스 청담등을 통해 분양수익으로만 전체 매출의 21.2%에 해당하는 544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 분양수익은 88억원까지 감소했고, 같은 기간 매출비중도 7.1%까지 낮아졌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분양수익이 6억원에 그친 상태이다. 매출비중으로 따지면 고작 0.6%에 불과하다.

 

분양수익의 공백을 건축·토목수익으로 메꾸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관급 건축수익은 외형을 유지했으나 민간 건축수익이 2019 1490억원에서 2020 864억원으로 42.0% 줄어든 여파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민간 건축수익이 742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전년 대비 사정이 조금은 나아질 전망이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민간 건축에서 소규모 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게 주효했다.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과 비교해 진행 속도는 빠르지만 사업성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신원종합개발이 수주한 소규모 정비사업으로는 △건우아파트 가로주택 △용인 마평동 가로주택 △방학성삼빌라 가로주택 등이 존재한다.

 

도급사업이지만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점쳐지는 어퍼하우스 남산도 아직까지 매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체육관 부지에 들어서는 어퍼하우스 남산어퍼하우스가 적용되는 두 번째 단지이다. 지하 1~지상 7, 20가구를 공급할 계획으로 분양수익은 약 1500억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어퍼하우스 남산의 발주처는 어퍼하우스남산PFV라는 프로젝트금융회사이다. 2019 8월 설립됐으며 신원종합개발이 어퍼하우스남산PFV의 지분율 47.5%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상황인 만큼 아직까지 어퍼하우스남산PFV에서는 비용만 발생하고 있지만, 올해 10월부터는 진행률과 지분율에 따라 신원종합개발의 수익으로 인식될 예정이다.

 

자체사업도 아직 진행 전이라는 점 역시 발목을 잡았다. 신원종합개발은 지난해 2분기 자체사업을 진행할 용도로 충북 제천에 221억원을 들여 용지를 확보했으나 분양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자체사업의 경우 분양 이후 이뤄지는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납부시기에 맞춰 수익이 인식된다. 해당 용지에서 올해 중순경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신원종합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지난해 3분기까지는 기수주 현장에서의 착공이 미뤄져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4분기까지 포함했을 경우에는 전년 대비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어퍼하우스 남산의 경우에는 오는 10월 전후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중순에는 제천에서 자체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원종합개발이 수주전략의 일환으로 브랜드 홍보 강화를 내세웠지만 아직까지 일련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신원종합개발이 보유한 주택 브랜드로는 아파트 부문의 아침도시와 고급빌라 부문의 어퍼하우스가 존재한다. 이외에도 2012신원아침도시 펜트 176’라는 이름으로 전북 전주의 한 단지에만 적용된 서브 브랜드도 있다.

 

문제는 아침도시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살기좋은 아파트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마지막 BI 리뉴얼 작업이 2003년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후에는 약 20년간 동일한 로고가 적용됐다. 몇 년 사이 삼성물산(028260)을 비롯해 대우건설(047040),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한신공영(004960), 계룡건설(013580), 동문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이 새 BI를 내놓거나 리뉴얼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이다.

 

어퍼하우스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적용된 현장도 많지 않다. 물론 어퍼하우스 청담이 첫 단지임에도 완판에 성공하고, ‘어퍼하우스 남산도 착공에 들어간 직후 30~40%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당장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와 관련 신원종합개발 관계자는 수주전략에 있어 리스크 관리 등 포트폴리오면에서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라며 고급빌라 부문도 남산 현장에 이어 추가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에는 광명을 시작으로 제천과 부천, 용인 등지에서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라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