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12.7조원 IPO 출격…권영수 부회장 “글로벌 1위 노린다”
기술·제품·고객·생산능력 4박자 갖춰…투자 확대
“중국 시장 진출해 점유율도 늘릴 것”
공개 2022-01-10 16:45:41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더 큰 미래를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딛는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술·제품·고객·생산능력 4박자를 모두 갖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고객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이달 말 진행될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과 관련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같이 말하며 성공적인 IPO를 추진해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과의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전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CEO 부회장, 김명환 LG에너지솔루션 CPO 사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10일 LG에너지솔루션은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사업 비전과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 부회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쌓아온 도전과 혁신 역량이 IPO라는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이번 상장을 발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는 첫 걸음을 시작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4250만주,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25만7000원~30만원이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은 최대 12조7500억원(공모가 30만원 기준)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한국·북미·유럽·중국 등 국내외 생산기지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R&D) 및 신규사업으로 미래선도 ▲품질, 안전성 강화 및 차별화된 수익성 확보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국내 생산기지인 오창공장을 비롯해 북미·유럽·중국 등 해외 생산기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 위치한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고, 현지 대량생산을 위한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효율적 경쟁을 위한 원가경쟁력 및 고객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홀랜드 공장,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24년까지 5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오창 공장에는 내년까지 6450억원을 투자하고,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EV용 원통형 전지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유럽 및 중국 생산공장에도 2024년까지 각각 1조4000억원, 1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전지로 전고체 전지와 리튬황 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고체 전지의 경우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두 가지를 모두 개발 중이다. 리튬황 전지의 경우 경량화 및 가격 경쟁력에서 장점이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수명 및 성능 기술을 조기 확보해 드론, UAM 등과 같은 비행체 중심으로 신시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 사업은 ▲배터리 리사이클 등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배터리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및 수명 예측 등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 솔루션 사업 등 배터리 관련 신규 사업을 함께 추진해 미래 경쟁에 대해서도 대비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 계획. 사진/LG에너지솔루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에도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를 위해 원재료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국가·성별·장애와 관련 없이 우수 인재도 지속적으로 채용 및 육성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IPO를 발판으로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유럽 및 북미 시장 공략과 동시에 향후 전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이 될 중국도 공략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중국과 비즈니스를 시작하며 중국 점유율도 늘려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동차 배터리는 수주 잔고 등을 기반으로 장기적 매출과 수익성 예측이 가능한데, 현재 수주금액이 260조원 정도로 연간 25%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라며 “재료비 절감을 감안했을 때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992년 2차 전지 연구를 시작한 이후 쌓아온 도전과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과 제품, 고객과 생산능력 측면에서 고른 사업 경쟁력을 갖췄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 전 세계 2차 전지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4%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유럽(44%), 미국(29%) 등 주요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원통형·각형·파우치형 등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이 요구하는 가격대와 성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며 “이 같은 총체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율에 도달하고, 완벽한 품질과 차별화된 수익성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4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른 최종 공모가액을 확정하고, 이후 이달 18~19일 동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뒤 이달 말 중 유가증권시장(KOSPI)에 최종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대신증권(003540), 신한금융투자(신한지주), 골드만삭스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날LLC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맡는다. 미래에셋증권(006800), 신영증권(001720),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2차전지 업체들 가운데 선도적 기업이라는 점에서 많은 메리트가 있어 관심이 높은 편이다”라며 “다만 최근 배터리 화재 등으로 리콜 등으로 이슈가 있었던 만큼 이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