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2022)시험대 오른 캐피탈업…비우호적 조달환경 맞닥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 중심 자금조달 축소 우려
가계부채 규제·레버리지 한도 개정도 영업에 '부정적'
공개 2022-01-06 16:08:46
캐피탈업계가 기초체력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한국신용평가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캐피탈업계가 기초체력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비우호적인 조달환경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캐피탈은 회사채 의존도가 매우 높은 탓에 조달금리 상승분만큼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이같이 밝히며 특히 신용등급 하위 업체 중심의 자금조달 축소가 점쳐진다고 했다. 더불어 캐피탈업계가 조달금리 상승을 운용금리에 전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이자마진 축소 압박으로 이어지는 등 수익성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 발행이 위축됐다며 그러나 올해 이후 만기도래액이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2019년부터 여전채 발행액은 35조~40조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반면 차환물량은 2019년 24조원, 2020년 29조원, 2021년 28조원에 그쳤지만, 올해 37조원, 내년 35조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한신평은 AA급 업체는 만기 1년 이상 장기 기업어음(CP) 발행 규모가 지난해 2분기 1조4100억원, 3분기 1조92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A급 이하는 사모사채,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단발성 발행으로 대응 중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1년 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총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AA급이 26.7%, A급 33%, BBB급 53.2%라고 보탰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아울러 한신평은 올해 캐피탈업계의 수익성은 NIM 방어력과 투자금융 성과에 달렸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투자금융 이익 증가가 총자산순이익률(ROA) 개선을 이끌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2016년 말 1.2%였던 캐피탈업계 ROA는 지난해 3분기 2.1%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투자금융수익 비중 역시 AA급은 9.4%에서 21.7%, A급 이하는 14%에서 21%로 치솟았다.
 
지난해 캐피탈업계는 투자·기업금융을 확대했다. 주력사업이었던 자동차금융에 조달경쟁력이 우위인 은행과 카드사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A급의 투자·기업금융 비중은 2017년 말 38%에서 지난해 3분기 50%로 확대됐다. 동기간 A급 이하도 46%, 60%로 불어났다. 다만 한신평은 투자·기업금융에 내재해있는 고유의 자산건전성과 이익변동성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위험은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첨언했다.
 
김영훈 한신평 연구원은 “A급 이하 업체들의 조달 안정화 여부를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최근 A급 이하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영향으로 즉시가용 유동성 커버리지가 소폭 하락하고 단기조달 비중은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차입도 많이 활용하고 있어 금융시장 내 유동성 위축 시 타격이 우려된다”라고 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와 여전법 레버리지 한도 개정으로 캐피탈업계의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부터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90%에서 65%로 강화되면서 은행계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대출 신규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올해부터 레버리지 한도가 9배로 축소됨에 따라 영업기반이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재무안정성에는 긍정적이지만, 영업력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만기연장, 이자 상환유예 관련 규제 유연화 방안도 실제 종료시기, 연착률 수준에 따라 각 캐피탈사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보탰다.
 
한편, AA급 캐피탈사는 KB캐피탈,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 IBK캐피탈, 산은캐피탈, 롯데캐피탈, JB우리캐피탈, BNK캐피탈, NH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 조사됐으며 A급 이하 캐피탈사는 메리츠캐피탈, DGB캐피탈, 애큐온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한국캐피탈(023760), 롯데오토캐피탈, 에이캐피탈, 웰릭스캐피탈 등으로 나타났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