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1차 발행가, 예상보다 낮아…“보유 현금으로 해결”
두산중공업 1차 발행가, 예상가보다 11.6% 낮아
모집총액 감소에 채무상환 예정 금액도 1000억 줄어
공개 2021-12-29 17:27:52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는 두산중공업(034020)의 1차 발행가액이 발표됐다. 당초 예상 금액보다 낮은 모집가액에 채무상환용 금액의 규모가 줄었지만, 두산중공업 측은 보유 현금 등으로 부족한 금액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년 2월 유상증자 예정인 두산중공업의 1차 발행가액이 1만6000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예상 모집가액이었던 1만8100원보다 11.6% 이상 낮은 금액이다. 모집가액 감소에 따라 1조4999억9949만원이던 모집총액도 1조3259억66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1차 발행가액이 낮게 책정된 것은 발행가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저조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1차 발행가액은 현행 규정에 따라 11월29일부터 12월28일까지의 주가를 근거로 산정됐는데, 지난 11월 초 2만6000원대까지 올랐던 두산중공업 주가는 11월29일 2만원선이 깨졌다. 이후 2만원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2만2300원까지 오르는 데에 그쳤다. 
 
 
문제는 모집총액 감소로 채무상환에 쓰려 했던 자금이 부족해졌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8일 공시에서 전체 모집액의 46.66%에 달하는 700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중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규모가 7001억원가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모집총액 축소로 두산중공업은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인 모집액의 규모를 1000억원 적은 6000억원으로 줄인다고 정정 공시를 통해 알렸다. 
 
두산중공업 측은 이에 대해 “부족 자금은 당사 보유 현금과 향후 수취 현금흐름을 통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 누적 기준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은 750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22%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562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위험 요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은 1·2·3차 발행가액 중 가장 낮은 금액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내년에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모집총액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경우 원전 이슈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대선 정국 등 외부 상황 변화에 따라 주가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라며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경우에는 추가 자금 모집 방안을 고려해아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