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유동성 관리 잘했다…예수금 몰리며 기초체력 '탄탄'
유동성커버리지비율 90.65%…예수금 증가 두드러져
"듀레이션 감안하면 향후 유동성 관리도 용이할 것"
공개 2022-01-03 09:10:00
하나은행이 예수금 확대 효과로 함박웃을을 짓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하나은행이 유동성 관리를 통해 기초체력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난 상황 속에서도 하나은행은 예수금이 몰리면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안정적으로 관리됐고 듀레이션(잔존만기)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이다. 대출잔액이 증가하면 순현금유출액이 증가하면서 LCR은 하락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의 일부로 LCR 한도를 한시적으로 100%에서 85%로 완화했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 해당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은행권은 다시 100%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하나은행의 LCR은 90.65%로 KB국민은행(90.67%)과 함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은행(88.76%)과 우리은행(88.33%) 역시 금융당국이 제시한 요건을 충족했지만, 90%대를 밑돌았다. 이는 하나은행은 여타 은행과 비교해 유동성 관리가 우수했다는 의미다.
 
특히 하나은행은 대출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예수금 증가가 두드러졌다. 최근 은행권은 코로나19로 가계대출, 기업대출 가릴 것 없이 폭증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저금리 기조로 고객들은 은행권의 예·적금 상품을 외면했다.
 
올 3분기 하나은행의 예수부채(예수금)는 301조5143억원으로 전년 말 277조5775억원 대비 8.6% 불어났다. 동기간 국민은행이 334조4854억원, 319조824억원으로 5.1%, 신한은행이 310조2566억원, 291조1326억원으로 6.6%, 우리은행이 295조6637억원, 277조178억원으로 6.7%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하나은행의 예·적금 상품이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올 3분기 하나은행의 순현금유출액은 62조4847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60조3083억원) 수준을 웃돌았지만, 국민은행은 68조4321억원, 신한은행은 75조2637억원을 가리켰다. 순현금유출액은 총현금유출액에 총현금유입액을 빼서 계산한다. 이를 감안하면 하나은행은 현금유출이 적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하나은행의 경우 향후 유동성 관리가 용이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듀레이션이 짧은 예수금이 적을 뿐만 아니라 단기간 현금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출채권이 많다"라고 언급했다. 
 
올 3분기 하나은행은 1년 이하, 만기경과, 만기 산정 곤란 예수금 비중이 65.5%(207조7198억원)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1년 이하가 42.9%(420조89억원), 신한은행은 1년 이하가 94.6%(322조8782억원), 우리은행 1년 이하가 97.8%(289조1729억원)로 이를 감안하면 하나은행은 내년 3분기까지 현금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예수금이 적다는 뜻이다.
 
또 하나은행은 단기간 현금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출채권이 여타 은행과 비슷한 규모로 도출됐다. 올 3분기 하나은행의 1년 이하·만기경과 대출채권 비중은 53%(159조5818억원)으로 국민은행은 1년 이하가 53.3%(174조5748억원), 신한은행은 1년 이하가 51.7%(179조386억원), 우리은행은 1년 이하가 51.9%(145조5348억원)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안정적인 유동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을 늘리는 전략을 세웠다”라며 “시장조달 등의 노력도 병행한 결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웃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한시적으로 예대율을 105%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LCR 규제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부터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 올 3분기 하나은행의 예대율은 98.6%로 신한은행(98.8%), 우리은행(98.4%), 국민은행(100.1%)과 함께 견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