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 400억원 또 자금조달…'빚내서 빚갚기' 악순환 되나
코로나19 타격…항공업 부진에 작년·올해 적자 지속
2019년 유증 이후 대환용 자금조달에 우려 커져
공개 2021-12-30 09:1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아스트(067390)가 1년 만에 또다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 작년 BW는 만기를 앞둔 전환사채(CB)를 갚기 위해서였는데 이번 모집 역시 자금 대부분이 지난해 발행한 BW의 중도상환을 대비하는데 계획돼 있는 등 전액 차입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빚내서 빚을 갚는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아스트는 일반공모 방식의 제1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다. 표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은 3%이며 이를 통해 400억원을 조달한다.
 
400억원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특히 지난해 발행한 9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조기상환을 위해 299억2500만원을 배정했으며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남은 93억6400만원은 단·장기차입금을 갚는데 쓴다. 즉 대환을 위한 자금 조달인 것이다.
 
 
 
9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경우 내년 1월19일부터 조기상환을 신청할 수 있는데 최근 한 달 간 해당 BW의 조기상환 행사 신청을 받은 결과 행사비율은 69.41%에 달했으며 208억2300만원을 다음 달 상환해야 한다.
 
1년 만에 대환채권 발행이 결정된 이유는 실적부진으로 인해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스트는 보잉사의 B737 기종 운행중단 이슈로 인해 주요 고객사인 스피릿(보잉사 1차 납품업체)사 매출이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전방산업인 항공업 침체가 맞물리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2020년 매출(연결기준)은 545억원으로 전년 대비 62.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더구나 아스트는 종속회사인 ‘에이에스티지’의 공장 신축 등 설비투자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3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됐으며 이에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은 2016년 -594억원, 2017년 -543억원, 2018년 -765억원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2019년에도 E2 관련 사업권을 총 1150만달러(약 1780억원) 양수했지만 같은 해 유상증자를 통해 932억원을 확보했고 시설투자가 종료되면서 잉여현금흐름은 121억원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감소로 인한 운전자금부담 증가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부진, 잉여현금흐름은 -110억원으로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으며 올해 3분기 말은 -176억원으로 역시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통상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면 외부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진다. 아스트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를 살펴보면 잉여현금흐름이 부진했던 2016년 각각 142.8%와 44.1%, 2017년 169.8%와 47%, 2018년 227.7%와 55.2%까지 상승했으나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된 2019년 152.4%와 50%로 개선됐으며 다시 마이너스가 된 2020년은 180.5%와 54.6%, 올해 9월 말에는 200.6%와 55.7%로 다시 악화됐다.
 
 
 
이제는 아스트의 실적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2019년 유상증자(932억원), 2020년 신주인수권부사채(300억원)와 ‘오르비텍’ 지분매각(234억원) 등 2년 연속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결국은 채무 상환을 위한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또다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는 2019년 E2 사업권 양수 이후 대규모 투자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수익성 회복이 중요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물론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한다. 주요 제품공급 기종인 보잉사의 B737 MAX는 이달 중국에서 운행금지가 해제됨에 따라 항공수요가 많은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운항이 가능,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팬데믹이 여전하지만 항공 완제기 업체의 경우 항공업황 회복을 예상, 미리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발주증가 등으로 인해 아스트 같은 부품 업체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보잉사는 생산정체 해소와 시장점유율 방어, 실적개선을 위해 월간 생산량 확대를 계획있으며 아스트 역시 B737 증산 계획에 따라 ‘Seciton48’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더구나 올해 3분기(7~9월) 별도 기준 매출은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흑자전환하는 등 반등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따른 경제정상화 지연, 이미지가 하락한 보잉의 제품판매 회복 미진 등의 사유로, 평정시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적부진 국면이 장기화되고 과중한 차입부담 하에 재무적 위험이 고조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면서도 “전방산업 경기 연계 하에 아스트의 실적이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스트 측은 실적 반등 요인이 충분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자체적인 현금창출을 통해 운영자금 마련이나 차입금 관리 등이 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현금흐름이 부진한 이유가 재고자산인 만큼 매출 증가가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져 전체 현금흐름이 좋아진다는 예상이다.
 
아스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매출의 경우 올해 상반기보다 3분기, 3분기보다는 4분기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좋아진다고 보고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작년이나 올해 상반기에 비해서 원활한 운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