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대응 능력 열위한 전북은행…금융지원 종료 타격 가능성
부실채권비율 가장 높고 충당금적립률 가장 낮아
코로나19·경기민감업종과 중소기업차주 다수 품어
공개 2021-12-29 09:10:00
 
전북은행이 내년 3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됨에 따라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전북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전북은행이 내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벌써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높게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낮게 산출되는 등 부실채권 대응 능력이 열위한데다 금융지원 조치가 만료되면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코로나19와 경기에 민감한 업종 여신을 대거 보유해 취약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점도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금융사는 대출채권을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하며 NPL비율은 전체 채권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중을 뜻한다. 이때 금융사는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대손충당금 형태로 적립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북은행의 NPL비율은 0.67%로 지방은행 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전북은행과 함께 JB금융지주(175330) 자회사인 광주은행은 동기간 0.34%를 기록했으며 BNK부산은행은 0.37%, BNK경남은행은 0.46%, DGB대구은행은 0.53%를 가리켰다.
 
문제는 전북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이 낮았다는 점이다. 올 3분기 전북은행은 115.28%로 도출되며 부산은행 205.66%, 광주은행 140%, 경남은행 130.34%, 대구은행 115.78% 수준을 밑돌았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무수익 여신 산정 대상 기준 제충당금총계와 대손준비금을 NPL로 나눠 산정한다. 즉 여타 은행과 비교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았다는 뜻이다.
 
은행권은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시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고 있다.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끝나면 숨은 부실이 드러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51%로 전분기 0.54% 대비 0.03%p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0.78%를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올 3분기 156.7%를 가리키며 지난해 같은 기간 130.6%와 견줘볼 때 26.1%p 치솟았다.
 
하지만 전북은행은 부실채권 정리 규모가 작은 편이다. 올 3분기 대손상각비로 435억원을 사용하며 대구은행(821억원), 경남은행(744억원), 부산은행(727억원)을 하회했다. 광주은행(273)보다는 많았지만, NPL비율과 대손충당금적립률을 고려하면 규모가 크지 않았다. 대손상각비는 부실채권을 정리할 때 사용한 비용을 의미한다.
 
여기에 전북은행은 총여신에서 코로나19민감업종(도소매업·숙박음식업)과 경기민감업종(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올 3분기 총여신(14조8949억원) 중 34.9%(5조1961억원)가 이들 업종에 해당했다. 부산은행이 48.7%(17조5856억원)로 집계되며 이를 상회했지만, 대구은행이 29.9%(14조6965억원), 광주은행이 32.2%(7조953억원)를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었다.
 
 
아울러 전북은행은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열세인 중소기업 차주를 다수 품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전북은행의 경우 올 3분기 기업여신 8조3620억원 가운데 94.7%(7조9150억원)가 중소기업여신이라고 밝혔다. 또 경남은행은 93%(21조1090억원), 부산은행은 93.3%(30조5210억원), 광주은행은 96.2%(10조9690억원)였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부실징후기업은 160개사(대기업 3개사, 중소기업 157개사)로 지난해 157개사와 비교해 3개사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인한 착시현상이라는 주장과 함께 금융지원 종료 후 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1조3000억원으로 이 중 은행권이 8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실징후기업 선정에 따른 은행권의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예상액은 약 1124억원으로 추정된다.
 
<IB토마토>는 이와 관련해 질의했으나 전북은행 측은 모든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