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생안 힘 실릴까···중국 BYD와 배터리 협약
BYD와 개발한 배터리, 2023년 양산 예정 전기차 U100에 탑재
친환경차 전환·회생안 현실성↑···산업은행 설득 가능성 커져
공개 2021-12-22 16:00:15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쌍용차(003620)가 중국 배터리 제조 기업과 손잡고 전기차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쌍용차의 경우 매각설이 나올 때부터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응 부족이 단점으로 꼽혔는데, 이번 배터리 기업과의 협력으로 회생계획안에 설득력이 더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실린다. 
 
심준엽(왼쪽) 쌍용자동차 NEV 추진단 단장과 자오톰 BYD 글로벌 비즈니스 총괄 사장이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개발 계약과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22일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기업 BYD와 배터리 개발 계약을 맺고,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을 통해 개발되는 배터리는 쌍용차가 2023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전기차 U100에 탑재될 예정이다. 양사는 앞으로 배터리 팩·전기차 전용 플랫폼 공동 개발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BYD와의 협약으로 친환경차 전환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며 “현재 다수의 연구원들을 BYD에 파견해 양사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BYD는 현재 세계 전기차 판매·배터리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관련 모든 부품을 자체 개발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업체로 유명하다.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역시 자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등과 협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BYD와의 맞손으로 전기차 핵심부품에 대한 안정적 수급 체계를 구축하고 배터리 등의 개발기간을 크게 줄여 친환경차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용원 쌍용자동차 관리인은 "이번 협력은 첨단 전기·전자 통합기술이 적용된 신차 개발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현재 쌍용차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와 연내 본계약을 앞두고 있지만, 회생계획안 마련은 내년 3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가 당초 작년 7월1일이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네 번이나 미뤄서다. 현행법상 채권단 3분의 2 이상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해야 법원의 인수합병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는데, 실현 가능성이 적고 구체적이지 않은 회생계획안으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객관적인 제3기관을 통해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안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제출 연기로 정해진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2022년 3월1일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BYD와의 협약으로 회생계획안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된 만큼, 더 이상 기한을 미루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 계약이 이뤄진다고 해도 회생계획안 통과라는 산이 남아 있기에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라면서도 “BYD와의 계약으로 회생안의 실현 가능성이 크게 상승한 만큼 회생안 통과 확률도 상당히 높아졌다”라고 판단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