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자산운용, 태영건설 지분 확보…다시 경영참여 나서나
머스트자산운용, 올해 지분 재매입…지분율 9.9999%
태영건설, 부진한 실적에도 미래 일감 2.41년어치 확보
공개 2021-12-24 09:10:00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머스트자산운용이 태영건설(009410)에 대한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과거 태영건설의 2대주주이자, 경영참가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헤지펀드(Hedge Fund)이다. 태영건설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라는 성과를 낳은 후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져 주요 주주에서 제외됐던 머스트자산운용이기에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 태영건설 3대 주주로 부상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장내매매를 통해 태영건설 지분을 445043주 취득했다. 지분율도 기존 8.86%에서 9.9999%로 늘어났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1월 태영건설의 지분 5.49%를 사들인 데 이어 올해에만 네 차례에 걸쳐 태영건설 지분을 추가 확보한 바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이 태영건설의 3대 주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태영건설은 태영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 완료됨에 따라 기존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에서 티와이홀딩스(363280)(27.8%)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2대 주주인 윤 회장과는 고작 48주만 차이가 난다. 태영건설 주식 3889909주를 보유한 윤 회장의 지분율은 10.0%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과거 태영건설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던 전례 때문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019 8월 태영건설의 주식 보유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그리고 당초 12.12%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그해 12 15.85%까지 끌어올렸다. 당시는 태영건설이 지배구조 이슈로 시끄러웠던 때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이 수동적이었던 기존 헤지펀드와 달리 적극적인 면모를 보인 셈이다. 당시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환경부문인 TSK코퍼레이션(현 에코비트)의 기업가치 제고와 SBS미디어홀딩스(101060)로 대표되는 미디어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다양한 요인이 있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태영건설은 인적분할을 통해 티와이홀딩스를 신설하고 지주사 역할을 맡겼다. 머스트자산운용도 지난해 7월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이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하자, 5일 후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가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한 달 뒤에는 지분율을 4.9999%까지 낮춰 주요 주주 명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적극 vs 소극…머스트자산운용 향후 행보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머스트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태영건설의 지분율을 다시 늘리자 두 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나는 앞선 사례와 같이 머스트자산운용이 경영참가 의사를 밝혀 다가오는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다른 하나는 현재의 지분 보유목적을 유지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적극적인 행보를 예견하는 측에서는 과거 머스트자산운용이 요구했던 거버넌스위원회를 거론한다. 앞서 머스트자산운용은 사외이사 2, 주주대표 1,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설립해 태영건설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태영건설에게 거절당했다. 이에 향후 다가오는 주총에서는 태영건설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 다른 하나는 태영건설의 주가가 아직도 저평가됐다는 확신에서 나오는 단순투자로서의 행보이다. 태영건설은 지난 5 52주 최고가인 1425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의 태영건설 지분 취득단가가 최저 9580, 최고 12849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장기보유할 가능성도 있다.

 

태영건설 역시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실적이 다소 위축됐지만 미래일감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영건설은 3분기 기준 매출액 16289억원, 영업이익 13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3%, 42.81% 감소했다. 반면 매출원천인 수주잔고는 55091억원에 달하면서 전년 매출액 대비 2.41년어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지배구조 개편 등 굵직한 사안을 마쳤기에 과거에 비해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의견을 내놓는 정도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머스트자산운용 측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