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출발부터 '삐거덕'…비용부담 큰데 경쟁력도 떨어져
올 3분기 판관비 295억원…여타 은행 출범 전 수준 웃돌듯
이자비용·수수료비용 부담도 짊어져
공개 2021-12-17 08:55:00
토스뱅크가 출범 전 비용 부담이 컸던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홈페이지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토스뱅크가 출발 두 달여 만에 삐거덕 소리를 내고 있다. 출범 전 판매관리비와 이자·수수료 비용을 과지출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토스뱅크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신규 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소비자와의 약속인 연 2% 수신금리마저 포기하고 캐시백 혜택까지 줄이며 한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다. 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323410)는 수신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뱅크는 출범 전인 올해 1~3분기 판관비로 295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17년 4월과 7월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준비법인 시절이던 2016년 1월부터 출범 전까지 각각 322억원, 318억원을 사용했다. 토스뱅크 준비법인 설립 시점이 지난해 1월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두 배 넘게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판관비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비롯해 은행업 영위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개발비용이 포함된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견줘볼 때 직원 수가 적고 영업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출범 직전 분기 토스뱅크의 직원 수는 204명, 케이뱅크는 203명, 카카오뱅크는 266명을 기록했다.
 
특히 토스뱅크는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간 괴리도 컸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각각 7억원, 4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출범 전 이자수익이 36억원, 카카오뱅크는 2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자비용은 2000만원 이하로 관리됐다. 즉 토스뱅크는 다른 인터넷은행과 비교해 이자비용 부담이 컸다는 의미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전 시험오픈(베타서비스)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참여자들은 여·수신 업무를 진행하며 이는 경영실적에 반영된다.
 
지난 10월 토스뱅크는 9영업일 만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한도 5000억원을 모두 소진했다. 이로 인해 주 수입원인 이자수익 확대가 어려워졌고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예금이자만 쌓여갔다. 결국 토스뱅크는 내달 5일부터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던 수시입출금식통장(파킹통장)은 1억원 이하로 예치했을 때만 해당 금리를 적용하고 초과분은 연 0.1% 금리를 반영키로 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 시 하루 한 번 주던 캐시백은 3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수신금리를 상향하는 등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부터 예금금리를 최대 연 0.6%p 인상했으며 적금금리는 최고 연 2.5%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최대 연 0.4%p 상향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수신금리는 토스뱅크의 파킹통장 금리를 웃돌게 됐다.
 
여기에 토스뱅크는 수수료비용 부담도 짊어지고 있다. 여타 인터넷은행과 마찬가지로 자동화기기(ATM) 출금, 이체, 각종 금융증명서 발급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토스뱅크의 올 3분기 누적 수수료 비용은 43억원으로 집계됐다. 출범 전 케이뱅크가 5개 분기 동안 87억원을 지불했지만, 카카오뱅크는 6개 분기 41억원을 사용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분기당 판관비는 여타 인터넷은행 평균치를 밑돌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자비용도 2019년 국제회계기준(IFRS) 1116호가 적용되면서 임차권에 대해 회계 기준상 이자비용으로 처리하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해당 금액은 3억1000억원으로 전체 이자비용 중 84%가량을 차지한다”라고 했다.
 
한편, 올 3분기 토스뱅크의 누적 순손실은 336억원으로 산출됐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9.9%,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2.3%로 도출됐다. 케이뱅크는 2017년 1분기 118억원, 카카오뱅크는 같은 해 2분기 18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