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기업과 벤처캐피털의 동반 성장 토대 마련…투자 명가 목표로 정진
“기업이 신뢰하는 대한민국 대표 벤처캐피털로 성장할 것”
공개 2021-12-20 08:55:00
[IB토마토 임성지 기자] “미래 세대의 비전을 고려한다면 스타트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친구들이 스타트업으로 성공을 한 경우가 있다면 일반적인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 창업을 생각할 것이다. 이미 스타트업에 대한 미래 세대의 동기부여에 대한 씨앗이 뿌려졌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과거 먼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면 그다음은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한국 벤처캐피털 산업의 전망에 대해 성장 동력은 이미 자라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하며 10년, 20년 뒤에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는 한국 유니콘 기업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건전한 벤처캐피털 생태계 조성을 위해 2018년부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 현지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벤처캐피털 산업에서 영향력을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 내며 투자 명가를 실현하고 있다.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김종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2021년 KB인베스트먼트는 국내외 다양한 성과를 만든 한 해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4000억원 투자 진행하며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넓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바이오 산업을 전망하며 기술이 어떻게 응용될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으로 투자를 했다. 2021년 하반기에는 국내 벤처캐피털 중 처음으로 미국 바이오 시장을 목표로 역외펀드를 결성했다. 기존 블라인드펀드로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에 나섰던 것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역외펀드 규모를 키웠다. 중국 이그니스테라퓨틱스는 KB인베스트먼트가 국내 유일한 투자사로 참여했는데 골드만삭스, WTT인베스트먼트, HBM헬스케어인베스트먼트, 무바달라 등 글로벌 투자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투자 확대도 전략적인 판단이 있었다고 들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동남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해외 기업에 직접투자를 하는 방안과 현지 벤처캐피털과 동등한 입장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인도네시아 역외펀드인 센타우리(Centauri) 펀드와 말레이시아 역외펀드인 히비스커스(Hibiscus)의 증액을 추진하고 있으며, 예상 총 목표 운용자산(AUM)은 1800억원이다.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기업과 벤처캐피털의 동반 성장을 목표한다. KB가 지닌 글로벌 브랜드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KB는 안정과 신뢰의 이미지가 강해 KB인베스트먼트는 신뢰감 있는 투자자로의 의무가 있다. 기업에게 신뢰가 있는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하며, 가능하면 기업의 초기부터 성장까지 믿고 가는 벤처캐피털을 지향한다. 
 
-지금 주목하는 산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수년 전부터 가상화폐가 화두이다. 현재 비트코인이나 CBDC(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등으로 화폐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크립토 파이낸스로 가는 중간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크립토파이낸스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이용한 전통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로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기술을 활용해 플랫폼을 만들고, 이 플랫폼상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생태계를 만든다. 현재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이 부분도 어떻게 크립토파이낸싱으로 전환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다. 앞으로 어떻게 예측하는가?
△현재 바이오 산업이 한쪽으로 치우쳐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오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해 균형이 무너졌는데 코로나19가 진정되는 국면으로 전환된다면 눌려있던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코로나 종식보다 위드코로나의 분위기가 팽배하고 다양한 변이가 나타나는 상황에 바이오 산업에서 어떤 혁신이 발생할지 관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한국 벤처캐피털은 제2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스타트업의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다. 과거 스타트업은 몇몇의 의지로 설익은 아이템만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패기와 전문성을 가진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해서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고 본다. 문제가 생겨도 현명한 답을 낼 것으로 생각하고, 시장의 참여자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화될 것이다. 한국 벤처캐피털 생태계 성장을 발목 잡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경쟁자에 대한 정당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스타트업 또는 벤처캐피털이 지녀야 할 자세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신뢰는 자본이니 당연히 필요하고 스타트업과 밴처캐피털은 혁신에 대한 키워드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투자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은 심사역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다. 투자할 이유를 찾는 것이 밴처캐피털리스트가 지녀야 할 핵심 덕목이지 않을까? 장점을 극대화해야 할 꿈이 있는가, 같이 꿈을 꿀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스타트업은 확실한 장점,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많은 경험만이 절대 덕목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시장의 주 타깃층을 발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새로움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