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수처리·수소까지···코오롱글로벌, 친환경 행보 탄력 붙인다
신재셍에너지팀 확대 개편···2030년 풍력발전 배당이익 연 200억 목표
계열사 매각했던 수처리 부문 강화 박차···"신기술 활용해 실적 확대"
공개 2021-12-10 10:00:00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국내 풍력발전 1위 사업자 코오롱글로벌(003070)이 기존에 영위하던 수처리 부문 강화와 수소 사업 확대 등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아직은 미진한 수처리와 수소 부문에서의 실적을 높인다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10일 현재 ‘인프라본부’ 소속인 신재생에너지팀을 신재생에너지본부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본보 12월10일자 '코오롱글로벌, 신재생에너지팀 격상된다···에너지 사업 드라이브' 기사 참고)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11년부터 풍력발전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운영 중인 경주풍력 1·2단지와 태백 가덕산 1단지를 합하면 80.7㎿(메가와트) 규모이고, 완공·착공 예정인 육상풍력 단지까지 더하면 총 224MW에 달한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팀은 지금도 17명 규모로 작지 않지만, 계속해서 인력을 충원하고 본부로 격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기량을 보여온 코오롱글로벌이 신재생에너지팀을 확대 개편하는 것은 앞으로 진행할 사업의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오는 2022년에서 2025년까지 수주해 진행할 예정인 육상 풍력발전사업이 10건, 총규모는 426㎿에 달한다. 앞으로 꾸준히 자체개발사업을 확대해 2030년에는 풍력발전사업에서의 배당수익을 연간 2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코오롱글로벌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육상풍력발전사업으로 축적한 발전사업 기술과 해상교량 시공 경험 노하우가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완도에 장보고 대교를 성공적으로 준공했고, 작년엔 여수에서 해상교량 공사를 수주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전남개발공사·한국서부발전 등과 함께 추진 중인 해상풍력단지의 위치도 완도다.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단지는 연내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예정이며, 무려 400㎿ 규모다. 이미 지난해 완도 사업지 인근 해상에 풍황 자원 계측을 위한 해상 기상탑 설치를 마치고 정보를 수집 중이다. 지금까지의 평균 풍속 데이터 분석 결과로는 사업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글로벌은 발전단지 신축뿐만 아니라 오래된 발전소를 되살리고 최신식으로 바꾸는 ‘리파워링’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영덕·영양 등의 발전소 3곳을 대상으로 총 200㎿ 규모의 리파워링 작업을 수주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이 2025년에는 풍력발전에서 배당으로만 연간 영업이익 100억원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회 DS투자증권 연구원도 “2조원 규모의 완도 해상 풍력단지 추진과 경주·가덕산 풍력발전단지의 배당수익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기대가 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002020)그룹 차원에서 수소에너지 가치사슬 조성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신재생에너지부문 강화의 이유로 꼽힌다. 오너가 4세인 이규호 부사장은 지난 9월, 국내 대표 수소 기업 협의체 회의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해 수소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코오롱글로텍·코오롱플라스틱(138490) 등 핵심 계열사가 이미 수소 관련 사업을 시작했고, 이 부사장이 속한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사업을 바탕으로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직접 생산·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국내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설비와 기술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그룹 계열사의 경우 기존 사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수소 사업에 뛰어들어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라며 “코오롱글로벌도 수소 생산을 본격화하면 에너지기업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재생에너지 외에 코오롱글로벌이 강화하고 있는 부문이 또 있다. 바로 ‘수처리’ 분야다. 코오롱글로벌은 10여년 전부터 수처리 부문에서 성과를 내왔지만, 경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 2016년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등 계열사를 일부 매각했다. 그러나 최근 친환경 관련 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수처리 부문에서의 역량 개발과 외형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 ‘저에너지 분리막 수처리 기술(멤브레인)’ 개발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저에너지 분리막 수처리 기술(무송풍 방식)을 구리하수처리장에 적용해 기존 송풍 방식보다 소요 전력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80% 이상 절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기술이 대용량 하·폐수 처리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고, 운영비 절감과 안정성 등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업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 코오롱글로벌 측의 설명이다.
 
다만 수처리 부문의 경우 계열사 매각 이후 실적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과제다. 수처리 사업을 포함한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환경 부문 매출은 440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29%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15.78% 늘어난 수준이지만, 토목·주택 등 다른 사업 부문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떨어진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지금은 외형적으로 줄어든 영향에 매출이 큰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신기술 개발 등을 시작으로 수처리 부문도 강화해 실적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오래전부터 건축업과 에너지사업을 제대로 병행해왔다”라며 “부침이 있었지만, 현재 좋은 실적을 내는 만큼 내년 이후의 친환경 행보도 기대할 만하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