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판덱스가 뭐길래…효성티앤씨의 계속되는 성장 스토리
친환경 소재인 '리젠'도 성장세 보이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공개 2021-12-09 08:55:00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스판덱스 선두 기업 효성티앤씨(298020)가 매 분기 최대 실적을 증명해 낸데 이어 내년에도 실적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섬유사업 부문의 주력 생산 제품인 스판덱스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며 공장 증설과 함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3일 하나금융투자는 효성티앤씨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8% 증가한 400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 21% 높은 수준의 어닝서프라이즈다.
 
효성티앤씨 터키 스판덱스 공장. 사진/효성
 
스판덱스는 폴리우레탄섬유의 탄성사로 만든 합성섬유로 탄성이 좋아 운동복 등에 주로 활용된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일명 ‘홈트레이닝(홈트)’ 열풍이 불자 스판덱스를 활용한 애슬레저 등의 일상복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스판덱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해 이를 바탕으로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3분기 효성티앤씨의 매출액은 2조3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5% 늘었고, 영업이익은 555% 증가한 433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상승은 스판덱스 사업의 이익기여도와도 무관치 않은데, 전체 이익기여도 가운데 70%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도에서도 스판덱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효성티앤씨는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직접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 다른 국가 대비 인도의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중국의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중국산에 부과되는 관세는 kg당 3달러로 현재 스판덱스 가격이 kg당 10달러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인도 진출은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서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생산 물량 확대를 위해 각 국가별로 생산 증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 효성티앤씨는 분사 이후 올해 최대 자본적지출(CAPEX)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3분기까지 집행한 CAPEX는 2471억원으로 앞서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9년 2088억원 보다 많으며, 지난해 524억원과 비교하면 371%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 인근 체르케스코이(Cerkezkoy) 지역에 600억원을 투자해 내년 7월까지 연산 1만5000톤 규모의 스판덱스 생산공장을 증설에 나섰으며, 중국(닝샤 법인 스판덱스·PTMG 생산설비 신설, 취저우 법인 NF3 증설), 브라질(스판덱스 증설), 베트남(테크얀 및 전동기 증설) 등 다수의 신증설 투자가 계획돼 있다.
 
현재 효성티앤씨의 전체 스판덱스 생산능력은 연산 14만t으로 알려졌는데, 신규 건설과 증설을 통해 추가 설비들이 가동되면 연산 6만t 규모의 추가적인 스판덱스 생산능력이 확보돼 총 연산 20만t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판덱스 가격 변화. 사진/한국신용평가
 
이 같은 투자가 지속되면서 섬유 부문의 매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효성티앤씨의 사업 부문별 매출을 보면 섬유 부문은 2조2107억원, 무역·기타 부문이 2조2926억원으로 비슷한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3분기에는 섬유 부문이 5조2220억원으로 136%나 증가한 반면, 무역 부문은 31%(3조88억원) 오르는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 위드코로나 국면에 들어서면서 스판덱스 수요가 일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고기능성의 스판덱스 활용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의류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급보다는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이 중 스판덱스 소재는 일반적인 셔츠나 바지 등에도 사용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조사전문기관 비즈니스 와이어(business Wire)에 따르면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는 연 6~7%씩 성장하고 있다. 일반 의류 섬유의 성장률이 2~3%임을 감안 할 때 2배 이상의 성장률이다.
 
다만 효성티앤씨의 섬유 부문이 스판덱스에 치중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이에 대해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스판덱스의 활용도가 높아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맞고, 그 외에도 다양한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라며 “대표적으로 친환경 소재인 리젠(regen)을 통해서 글로벌 ESG정책에 부합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효성티앤씨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폐페트병 등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은 전년 대비 약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효성티앤씨 측은 글로벌 MZ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가 4억명에 이르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윤리적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영향력과 구매력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