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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실적 개선했지만…건전성 저하 부담
과중한 중소기업대출 비중…실물경기 회복 여부 관건
공개 2021-11-26 09:30:00
서울시 중구 기업은행 본점. 사진/기업은행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기업은행(024110)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늘려 실적 개선을 이뤄냈지만, 향후 자산 건전성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업은행의 전체 대출자산 중 중소기업대출이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실물경기가 충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산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9월 말 기준 중소기업은행의 총자산이 358조원 이라고 밝혔다. 자산은 대출자산 64%, 유가증권 17%, 현금 및 예치금 5%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248조6960억원으로 전체 대출자산 중 80%를 차지해 가장 크다. 이는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코로나19 발생으로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 등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었다. 기업은행의 과거 3개년(2017~2019년) 중소기업대출의 분기별 평균 증가액은 2조4000억원이었으나, 작년 한 해 평균 증가액은 6조원으로 2.5배 증가했다.
 
한신평은 기업은행이 중소기업대출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높은 NIM(순이자마진)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NIM은 1.49%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위주의 대출 구성으로 대출금리가 높지만, 일반 시중은행처럼 예대율 규제(규제 한도 100%)를 받지 않아 고금리 예금 비중이 작고 직접금융(중금채 발행)을 통한 조달 금리가 낮게 나타난 덕분이다.
 
당기순이익도 개선됐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당기순이익 증가 원인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꾸준한 대출자산 성장과 거래기업의 실적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채영서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은 대출자산이 성장하며 이자 이익이 소폭 증가하고, 대손상각비가 크게 줄면서 3분기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었다”라며 “향후 수익성은 한계 차주의 부실 가능성에 따른 대손 부담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한신평은 높은 중소기업여신 비중이 앞으로 자산 건전성을 저하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은행의 주요 자산 건전성 지표를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22%,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5%로 각각 전분기 대비 0.08%p, 0.1%p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시중은행보다 열악한 수준의 건전성을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시중은행 평균 요주의이하여신비율(0.82%)과 고정이하여신비율(0.30%)보다 높은 수준이다.
 
채영서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은 코로나19 발생 후 정부의 적극적인 소상공인·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대책 등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모습”이라며 “실물경기의 충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종료 시점 이후 건전성 저하 우려가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