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 지우고 장점 살린 삼성생명…실적 '그린라이트' 켤까
생존·사망손해율 낮추며 단점 개선…장점인 신계약 성장도 지속
증권업계 "올 4분기 변액보증손익 개선되는 등 이익 증가할 것"
공개 2021-11-24 09:30:00
삼성생명이 실적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삼성생명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던 삼성생명(032830)에 실적 개선의 실낱 희망이 생겼다. 단점으로 꼽히던 손해율을 개선하고 장점으로 거론되던 신계약 성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삼성생명이 변액보증 관련 손해가 발생한 탓에 실적이 꺾였지만, 연말에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생명의 손해율은 85.7%로 집계됐다. 지난해 80%를 기록한 이후 올 1분기 86.1%, 2분기 89%를 기록했지만, 하락 반전한 것이다. 앞서 증권업계는 삼성생명의 경우 실손 외에 생존, 사망 손해율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개선이 요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이는 실적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의 생존 손해율은 지난해 91%에서 올 1~3분기 각각 93%, 97%, 95%를 기록했다. 동기간 사망 손해율 또한 43%, 40%, 49%, 44%를 시현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었다. 같은 기간 실손 손해율 역시 122%, 142%, 127%, 117%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손해율이 개선된 셈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영향을 기대했다. 최근 손해율 하락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의료 이용 감소, 보험금 지급 축소가 주효했다며 향후 손해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인 80% 중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생명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여기에 삼성생명은 장점인 신계약 성장을 지속했다. 보험영업 실적을 보여주는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2조1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400억원 대비 3.7% 올라섰으며 장래 이익 흐름을 나타내는 신계약가치(VoNB)도 각각 1조2380억원, 9850억원으로 25.7% 제고됐다. 마진이 높은 건강상품 판매 증가와 금리 상승이 VoNB 증대를 이끌었다.
 
올 2분기 증권업계는 삼성생명의 신계약 성장은 고무적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삼성생명에 대해 건강상해보험 신계약이 다소 주춤했지만, CI보험(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중병 상태가 지속될 때 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받을 수 있는 보험)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보장성 APE가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올 3분기 신계약 APE에 포함되는 보장성 APE는 1조3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680억원과 비교해 7.8% 감소했지만, 저축부문과 연금부문이 이를 만회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보장성 상품 판매가 위축됐으나 해당 상품 판매 전략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며 “유지율 개선, 사업비 절감 노력을 지속해 신계약 마진율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올 3분기 삼성생명의 신계약마진은 58.5%로 지난해 3분기 48.3%와 견줘볼 때 10.2%p 올랐다.
 
물론 올 3분기 삼성생명은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손실 920억원 등이 발생한 탓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별도 당기순이익은 1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3170억원 대비 59.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1337억원, 3746억원으로 64.3%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올 4분기에는 변액보증손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생명이 내건 조건에 가까워지고 있어서다.
 
삼성생명은 지난 11일 기업설명회(IR)에서 국고채 5년물 금리 2.25%, 코스피지수 3000선을 가정했을 때 올 4분기 변액보증손익 800억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고채 5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9월 말 1.929%를 나타냈지만, 19일 기준 2.188%까지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64p(0.80%) 오른 2971.02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도 삼성생명의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병원 이용량 확대로 위험손해율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추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고마진 건강상품 위주로 점유율을 유지하는 성장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비차익 또한 안정 흐름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 4분기에는 큰 폭의 변액보증손익 개선이 예상되고 금리상승이 신계약 가치상승에 지속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어 삼성생명의 재무안정성이 지속 부각될 것”이라고 보탰다.
 
올 3분기 삼성생명의 비차익은 별도기준 1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920억원 대비 약 10.4% 감소했으며 사차익은 1580억원, 2180억원으로 27.5% 축소됐다. 비차익은 보험료 수입 가운데 경비 충당 부분이 실제로 지출한 경비보다 많을 때의 이익이다. 사차익은 실제 사망률이 예정 사망률보다 낮을 때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면서 발생한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