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젊은 피 수혈'로 위기 벗어날까
김평규 부사장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복귀…GA 역량 강화
설계사 양·질적 성장 통해 2년 이내 흑자 전환 목표
공개 2021-11-11 09:30:00
서울시 영등포구 미래에셋생명 본사. 사진/미래에셋생명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미래에셋생명(085620)이 조기인사를 단행하며 세대교체에 나섰다. 실적 개선과 제판분리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10년 넘게 미래에셋생명 수장 역할을 해 오던 하만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는 젊은 피로 교체됐다. 판매전문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는 창립 멤버였던 김평규 부사장이 복귀하며 적자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GA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9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일 대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에셋생명 변재상 대표가 영업총괄 대표이사를 맡고, 판매전문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는 김평규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번 인사는 지난 1월 제판분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래에셋생명 대표 2명과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를 선임한 뒤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진행됐다.
 
이처럼 단기간에 다시 인사를 진행한 데는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이끌어 온 하만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기 때문이다. 하만덕 부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미래에셋생명을 이끌어 온 인물로, 2017년 PCA생명과 합병 시에도 직접 PCA생명 대표이사로 이동해 회사 간 상호소통하며, 경영체계를 정비한 바 있다.
 
하만덕 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를 진행할 때 직접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해, 약 1년간 초기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해왔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하며 하만덕 부회장이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서 GA로서 기틀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라며 “이제는 세대교체 차원에서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이끌게 된 김평규 부사장은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를 진행하기 전인 2019년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설립을 함께하며 대표를 맡은 창립 멤버다. 김평규 부사장은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복귀해 GA 역량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투톱체제를 유지해 온 미래에셋생명은 당분간 변재상 대표가 단독 대표이사로 활동한다. 변재상 대표는 기존 관리부문에서 영업부문 대표를 맡고, 관리부문 대표 자리의 실질적인 역할은 이번 인사를 통해 내정된 김재식 관리총괄이 맡는다. 미래에셋생명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김재식 관리총괄을 관리부문 대표로 공식 선임할 예정으로, 투톱체제는 해체 없이 계속해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식 관리총괄은 지난 2018년 하만덕 부회장과 함께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으며, 2019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동해 대표이사로 2년간 활동해왔다. 김재식 총괄은 미래에셋생명으로 복귀해 보험 관리부문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생명은 50대 젊은 대표이사들로 경영진을 새롭게 꾸리며 제판분리 안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판분리를 진행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제반 비용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에 타격이 있는 상황이지만, 보험 판매를 꾸준히 늘려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미래에셋생명의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생명은 누적 당기순이익 45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설립을 위해 1분기에만 191억원의 비용을 사용했고, 2분기에도 211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사용하는 등 제판분리 후 안정화를 위해 큰 비용을 쏟았다. 이에 대한 여파로 실제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3.4% 급감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아직 상황이 안좋긴 마찬가지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총 13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83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로만 968억원을 소비하면서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제판분리 이전에 소규모 형태로 존재하던 미래에셋금융서비스가 자사 설계사 등 전속설계사 3300여 명을 대거 흡수하면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인프라 마련과 IT 투자 등에 제반 비용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당장 경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만덕 부회장이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이끌며 밝힌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함께 이루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하 부회장이 제판분리를 하며 강조한 설계사 규모 확대와 설계사 교육 수준 향상 등에 대한 목표를 계속해 추진하겠다”라며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하며 적자를 해소하고, 2년 이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