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 초대형 굴착기 대량 수출···4분기 호실적 예고
러시아·인도네시아서 85t·125t 굴착기 수주···추가 수주 기대
신흥국 개선세와 중국 전력난 등 호재···북미·유럽 수출 확대 가능성도
공개 2021-11-02 18:45:24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현대건설기계(267270)가 초대형 굴착기 42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으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기계가 4분기에도 증권사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2일 현대중공업(329180)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 현대건설기계는 최근 러시아·인도네시아 광산업체 3곳과 초대형 굴착기 총 42대에 대한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출 계약을 맺은 굴착기는 85t 모델(R850LC-9) 21대와 125t 모델(R1250-9) 21대 등이다. 이 중 125t급 굴착기는 현대건설기계가 지난 2019년 광산 개발에 특화해 출시한 국내 유일의 제품으로, 굴착기의 △굴착력 △안전성 △운전자 편의성 △우수한 사후관리 등으로 고객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모델이다.
 
국가별 수출 모델을 살펴보면, 러시아 광산업체 두 곳에서 85t 모델 2대와 125t 모델 19대 등 총 21대를, 인도네시아 광산업체로부터는 85t 모델 17대와 125t 모델 4대 등 초대형 굴착기 21대를 수주했다. 러시아에서 수주한 굴착기 21대는 현지 광산에 투입돼 석탄 채굴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6월까지 고객사에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장비들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현지에 인도된다.
 
이처럼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초대형 굴착기 수요가 큰 것은 코로나19 여파 감소로 인한 경기 회복세와 석탄 가격 급등세 덕분이다. 석탄 가격의 세계 기준이 되는 호주산 유연탄 가격은 연초 대비 3배 이상 오른 40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석탄값이 오르면 채굴량이 늘 수 있기 때문에, 채굴 장비를 생산하는 건설기계업계에는 호재다. 
 
지난 4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Global Energy Review 2021’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석탄 수요는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부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최근 전력난으로 주변 국가인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석탄 수입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석탄 채굴량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탄 수요가 증가해 채굴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 판매량도 늘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어지는 수주로 현대건설기계가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3분기에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8138억원, 영업이익 4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30.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3.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526% 이상 성장했다. 현대건설기계 측은 “원자재값 상승과 백신접종 확산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신흥시장을 비롯한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번 3분기 전체 매출액 중 36%가 신흥시장으로의 수출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 전략을 통해 중남미·러시아·동남아 등 신흥시장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것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기계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바이든의 투자가 기대되고 유럽도 판매량 회복이 시작됐다”라며 “중국의 전력난은 중·장기적으로 광산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신흥국의 개선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신흥시장의 경우 5개월 이상분의 수주잔량을 확보한 상태”라며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역시 백신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4분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