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에 환매중단까지…한화투자증권, 민원 최다 '불명예'
투자자 불만, 1년 새 10배 늘어…금융당국 개선 요구 무색
펀드 만기 상환 연기에 판관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도 감소
공개 2021-11-01 09:30:00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당신의 펀드는 보호받고 있나요? 가장 높은 투자자 보호 수준을 입증한 한화투자증권. 상품 가입 전 투자자 보호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기관인지 먼저 확인하고, 전문가의 검증을 거친 안전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투자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지난해 한화(000880)그룹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소개 가운데 하나다. 대규모 손실을 불렀던 파생결합펀드와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상황 속에서도 한발 빗겨났다는 자신감을 표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화투자증권(003530)의 위상은 추락하는 모습이다. 연초 금융당국으로부터 펀드심사체계가 미흡하다는 경고를 받은 데다 펀드 등 상품판매와 관련해 투자자 민원도 급증한 까닭이다.
 
한화그룹 홈페이지에 게재된 소개글. 사진/한화
 
2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화투자증권은 45건의 민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건에 불과했던 작년 동기대비 10배(1025%)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미래에셋증권(006800)·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005940)·신한·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003540)·키움증권(039490) 등 국내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민원 건수는 117건으로 전년 동기(8건) 보다 1362.5% 급증했다.
 
활동계좌 10만좌당 환산건수는 5.2건으로 민원최다 불명예를 안았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0.14건), 미래에셋증권(0.66건), NH투자증권(0.38건), 대신증권(1.31건), 하나금융투자(2.61건) 등의 환산건수와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투자자들의 불만은 펀드 등 금융상품 부문에 쏠렸다. 상품 유형별 민원건수를 보면 펀드 관련 민원이 41건으로 90% 이상을 차지했으며 주식·선물·옵션과 전산장애 등 기타 부문이 각각 2건을 기록했다. 특히 펀드 관련 민원은 1분기 28건(환산건수 3.6건), 2분기 38건(4.8건), 3분기 41건(4.8건)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올해 1월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 위험등급 적정성에 대한 검증절차와 펀드 심사 체계 미흡을 이유로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음에도 투자자들의 불만은 잠재우지 못한 셈이다. 앞서 금감원은 한화투자증권에 대해 ‘펀드 상품 판매 결정을 위한 별도의 심사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지 않는 등 리스크·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측면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전자금융업무 비상대책 운영과 관련해 개선 조치를 내렸다.
 
금융당국의 개선 요구에도 정작 민원은 줄어들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 금감원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한화투자증권에 접수된 분쟁조정 중 소제기 건수는 150건(중반복 제외시 132건)으로 1년 전(15건)보다 9배 늘었다. 투자자의 불만이 급증한 배경에는 전산장애와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한화투자증권
 
지난 7월 한화투자증권에서는 ‘한화 플러스 제2호 스팩’ 청약 접수과정에서 은행 이체가 지연되는 전산 장애가 발생했으며, 2019년경 판매한 ‘라움시퀀스FI 2.0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4호’ 펀드는 환매가 중단되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불완전 판매' 의혹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 ‘라움시퀀스FI 2.0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4호’ 펀드는 지난 6월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잔존 채권 미회수 등으로 일부 상환이 연기되고 있다.
 
한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전산시스템 개선을 위한 투자 또한 인색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한화투자증권의 전산운용비는 100억3486만원으로 조사됐다. 판관비(1534억원) 대비 비중은 6.54%로 작년 6월 말(7.92%) 보다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3분기 공·사모펀드 관련 민원이 늘어나면서 전체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모펀드 위험 등에 대해서는) 서명과 해피콜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볼만한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