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재무 악화에 꺼낸 유증 카드…'반짝 효과' 그치나
유증 전액 차입금 상환…재무구조 개선 폭 크지 않아
자본적 지출·계열사 지원 등 비용 관리가 근본적 방안
공개 2021-10-28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동방(004140)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서 사용,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다만 그동안 나빠진 재무안정성 지표를 유상증자만으로 크게 개선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험신호가 켜진 재무 상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적 지출을 포함한 비용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방은 보통주 8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1차 발행가액이 주당 3220원으로 결정, 257억6000만원 조달이 가능해졌다.
 
당초 예상발행가액 기준 307억원을 조달해 270억원을 채무상환하고 36억8000만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1차 발행가액이 예상발행가액보다 낮게 책정, 모집총액 감소가 불가피해지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자금사용 목적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유상증자의 주요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물류기업인 동방은 신국제여객부두 투자, 선박 구입 등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넘어서는 자본적지출이 지속해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재무안정성 지표는 미흡한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8년 325.6%, 2019년 443.4%, 2020년 351.2%로 300%를 이상을 유지했으며 적정기준(200%)인 물론 비교대상(한진(002320), CJ대한통운(000120), 세방(004360)) 평균 2018년 107.3%, 2019년 140.3%, 2020년 127.1%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6월 말 부채비율은 323.4%로 지난해 말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비교 대상 평균 112.1%보다 200%p 이상 높았다.
 
차입금의존도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8년 48.6%, 2019년 53.4%, 2020년 51.6%로 적정기준(30%)을 20%p 가량 넘어섰고 비교 대상 평균 2018년 23.3%, 2019년 32.5%, 2020년 22%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6월 말의 경우 비교 대상 회사 평균은 29.2%로 적정 기준을 넘지 않았지만 동방은 52.5%로 50%를 넘어섰다.
 
비교 기업인 한진과 CJ대한통운, 세방은 리스부채가 인식된 2019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관리에 성공한 반면 동방은 나빠진 재무구조가 계속 유지된 것이다.
 
더구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4.3%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이자보상배율은 1.62배로 비교 대상 회사 평균 5.3배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비교 대상인 한진과 CJ대한통운, 세방의 영업이익률 평균이 3.1%로 동방보다 1.2%p 낮은 것을 볼 때 동방의 높은 차입금 의존에 따른 이자부담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유상증자를 통해 307억원을 조달했을 경우 증자대금을 현금성자산에 단순합산했을 때 부채비율은 259.5%, 차입금의존도는 49.6%로 올 6월말과 비교해 각각 63.9%p, 2.9%p 하락하며 307억원 중 27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고 가정했을 시 부채비율은 242.1%, 차입금의존도는 47.1%로 각각 81.3%p, 5.4%p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적정 기준을 넘어섰으며 비교 대상기업 평균보다도 높다. 여기에 1차 발행가액이 예상발행가액보다 낮게 책정돼 최대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257억6000만원으로 줄어든 만큼 한국기업평가의 전망보다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동방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1차 발행가액 기준으로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부채비율은 242.8%로 개선된다고 전망했다.
 
근본적인 재무구조 해결 방안은 차입금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동방의 경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어느 정도 창출하고 있는 만큼 자본적 지출을 포함한 비용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 동방의 올 상반기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카자흐스탄 장기프로젝트 완료와 자회사 광양선박 매각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든 2850억원을 거뒀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쿠팡 관련 화물차운송 매출이 증가해 영업이익은 124억원, 당기순이익은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2.5% 늘어나는 등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졌다.
 
여기에 최근 주요 투자를 일부 지연하며 같은 기간 자본적지출은 6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52.3% 감소하면서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2019년 -33억원, 지난해 -1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9억원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업종의 특성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항선 구입, 부두 설비 투자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중요성이 크고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연평균 자본적지출이 224억원에 달했던 만큼 관련 비용 지출 관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또한 유엔씨티(자본잠식률 36.5%), 평택동방아이포트(완전자본잠식), 동방에스엔디(완전자본잠식) 등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재무구조 부담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
 
동방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부채를 상환해 이자비용을 줄인 후 수익성 개선 효과를 극대화, 자체적인 현금창출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유동부채를 타이트하게 관리함으로써 영업이익 효과를 극대화 시킬 계획”이라며 “현금흐름으로 차입금을 관리하면서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 투자를 진행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