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 본업 악화에 신사업도 '글쎄'…유증으로 돌파구 찾나
상반기 당기순이익 9억원 흑자전환…유형자산처분이익 주효
2017년부터 영업손실 지속하며 부채비율 상승
벼랑 끝 유상증자 카드로 신사업 확대…전망은 '물음표'
공개 2021-10-26 09:30:00
출처/토니모리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로드샵 화장품 신화를 썼던 토니모리(214420)가 옛 영광을 뒤로한 채 수년째 침체 늪에 빠져있다. 올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며 깜짝 반전을 시도했지만, 일회성 수익이 주효했던 만큼 완벽한 반등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토니모리는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안정성을 다지고 신사업을 확대하며 활로를 꾀하겠다는 목표지만, 이마저도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토니모리의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555억원,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0억원 순손실 대비 적자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인 것이다. 다만 실적을 한 꺼풀 걷어 보면 마냥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상반기 기타수익인 유형자산처분이익으로 48억원을 인식하는 등 일회성 이익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꾸준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토니모리는 지난 2017년부터 적자 터널을 지나고 있다. 매출은 2017년 2057억원→ 1810억원→ 1720억원→ 지난해 1135억원으로 3년 만에 반토막났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19억원→ 50억원→ 3억원→ 255억원으로 적자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재무건정성도 흔들렸다.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18년 57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부채비율은 2018년 93.5%에서 올해 상반기에 180.6%,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28.1%에서 36.1%로 적정기준(30%)를 넘어서며 위험신호가 켜졌다. 특히 총차입금 중 단기차입금(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차입금, 유동성사채, 유동성전환상환우선주부채)은 비중이 97.9%에 육박해 단기 재정부담이 막대한 상황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19년까지 주요 적자원인은 자회사인 메가코스의 초기 가동에 따른 연결 영업적자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가코스는) 지난해 적자폭을 5억원까지 줄였고 감가상각비를 반영한 에비타(EBITDA) 기준으로는 흑자 전환하는 등 코로나19만 없었으면 지난해 연결기준 흑자전환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벼랑에 몰린 토니모리는 최근 분위기 전환을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 토니모리는 지난 8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실행을 공시했다. 총 규모는 300억원이다. 구주주 청약을 거쳐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하고, 최종 실권 주식은 대표 주관사(한국투자증권)가 잔액인수하는 방식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300억원은 채무상환에 약 187억원, 운영자금으로 113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2019년 토니모리는 신주인수권부사채로 250억원을 발행했다. 이후 올해 일부가 상환되고 현재 미상환사채는 187억원 정도 남아있는 상태다. 토니모리는 유상증자 자금으로 이를 전액 조기상환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환이 이뤄지면 차입금이 줄어들면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현재 180.6%에서 112%로 완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 상환과 함께 토니모리는 실적 개선에도 사활을 걸겠다는 목표다. 특히 코로나19로 화장품 본업이 장기간 침체국면을 겪는 만큼, 자회사를 통한 신사업이 그룹 향방에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기준 토니모리는 금융업체부터 펫푸드기업 등 총 11개 연결기업을 갖는다. 일찌감치 토니모리는 신규 먹거리로 ‘금융업’을 낙점했다.
 
토니모리는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사) 토니인베스트먼트 지분 51%를 보유한다. 토니인베스트먼트는 지금까지 간편식 스타트업 쿠캣, 게임사 크래프톤의 비상장 주식 등에 투자하며 벤처캐피탈(VC) 파이를 늘려왔다. 현재 출자약정액으로만 325억원을 운용한다. 그러나 VC업 자체가 투자 후 엑시트 등 이어지는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기간 매출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금융 부문이 토니모리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그친다.
 
두 번째로 기대를 모으는 사업은 ‘펫’ 부문이다. 토니모리는 올해 초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베이펫을 신설한 뒤 지난 4월에는 반려동물사료 및 간식(펫푸드) 제조유통기업 오션을 88억원에 인수하는 등 펫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아직 오션과 베이펫은 순손실(연결) 구조인 데다, 토니모리 전체 매출(상반기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아직 5% 미만에 그칠 만큼 파이가 작은 상태다. 설상가상 동원F&B, 빙그레 등 이미 식품업체들이 펫사업에 진출했다 쓴맛을 본 사례가 여럿 존재하는 만큼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례로 빙그레(005180)는 2018년 펫푸드 전용 브랜드 '에버그로'를 선보이고 반려동물 간식을 선보였지만 수익성이 부족해 지난 2019년 시장을 철수한 바 있다. 이는 펫푸드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펫사료 시장에서 수입제품이 70% 수준의 확고한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사 온라인 몰인 토니스트리트와 쿠팡 등 외부 유통채널을 기반으로 온라인 채널 매출을 빠르게 증대시키고 있다”라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운영자금을 자사 온라인몰을 비롯한 국내외 마케팅 비용으로 적극 투자해 온라인 및 해외시장 매출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