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호실적 예고…완전 민영화 달성하나
예보, 지분 매각 추진…다수 기업 투자의향 전달
호실적 전망에 배당 통한 완전 민영화 가능성도
공개 2021-10-25 09:30:00
우리금융지주가 숙원인 완전민영화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사진/우리금융지주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숙원인 완전 민영화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성사 가능성이 커져서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시장이 평가하는 정부 공적자금 회수 손익분기점도 넘어섰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 부실 정리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정부는 2001년 예보를 통해 우리금융에 공적자금 12조7663억원을 조달했으며 올 2분기까지 총 89.6%(11조4383억원)를 회수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예보는 우리금융 지분 보유 지분 15.13%(1억1015만9443주) 중 10%(7280만6055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또 내달 본입찰과 낙찰자 선정을 진행하며 매각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JP모간, 삼성증권(016360)이라고 덧붙였다. 즉 최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일단 매각 성사 가능성은 커졌다. 예보는 지난 8일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금융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해외투자자가 18곳이라고 발표했으며 대부분 실사와 입찰 자격을 부여받았다고 보탰다. 이러한 수요 예측 결과에 일각에선 흥행에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또 저평가된 주가가 주효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거론되는 주요 참여자들의 여력도 충분한 상태다. 투자재원에 해당하는 이익잉여금을 살펴보면 올 2분기 별도기준 KT(030200)는 11조5175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4448억원, 팬오션(028670)은 4300억원을 보유했다. 호반건설 역시 지난해 말 기준 2조1201억원으로 산출됐다. 지분 10%에 대한 매각가는 8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KTB자산운용, 글랜우드PE, 유진PE, 우리사주조합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 주가까지 상승하면서 잔여지분 매각 가능성 또한 커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위원회(공자위)는 내년까지 우리금융 지분 전량 매각이 목표라고 밝혀왔다.
 
예보 관계자는 “공자위가 내년까지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는 로드맵을 2019년 발표했다”라며 “다만 이번 지분 매각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공자위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가 원칙인 것으로 안다”라며 “주가가 상승할수록 잔여지분 매각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시장에서 평가하는 정부 공적자금 회수 손익분기점 1만2000원을 이미 상회 중이다. 19일 우리금융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2% 상승한 1만2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1만2000원에 종료하며 1년 11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배당을 통한 완전 민영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우리금융의 호실적을 예상함과 동시에 이익잉여금 확대를 점쳤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우리금융의 지배지분순이익은 6981억원으로 시장기대치(컨센서스) 6552억원을 6.6% 웃돌 것으로 보인다”라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 예견되나 대출자산 성장으로 인해 이자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지난 8월 실시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는 올 4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안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내년 1분기까지 NIM 상승은 무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우리금융의 당기순익을 2조5480억원, 이익잉여금을 20조792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순익(1조5150억원), 이익잉여금(19조2680억원)을 각각 68.2%, 7.9% 상회하는 수치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달금리 하락효과가 일단락되며 3분기 중 NIM은 전분기 대비 0.01%p 하락이 예상되나 2.3%의 높은 대출성장률을 바탕으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금리 인상 효과와 가계대출 억제조치에 따른 가산금리 상승으로 4분기 마진은 재차 상승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흐름은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끝으로 “전분기 충당금 환입효과 소멸로 500억원 규모의 대손 비용 상승이 예상되나 경상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카드, 캐피탈 등 기타 자회사의 실적 또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4분기 보수적 비용인식 가능성을 고려해도 올해 예상 순익은 2조3000억원에 달해 큰 폭의 이익성장과 경상수익성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의 올해 당기순익을 2조5600억원, 이익잉여금을 21조313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9%, 10.6% 웃도는 숫자다.
 
 
금융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 매각 입찰에 18곳이 LOI를 제출한 것을 고려하면 잔여지분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간 15%의 예보 지분이 우리금융 주가에 오버행으로 작용했으나 이번 매각을 통해 우리금융은 부담을 덜어내고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