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공영, '0%대 이익률' 오명 언제 벗어나나…새 먹거리 절실
2018년 영업이익률 0.03%…올해 상반기 적자전환
GMP 통한 매출규모 확대에도 수익성 개선 힘들어
공개 2021-10-20 09:30:00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이화공영(001840)이 수년째 원가율 개선에 실패하면서 적자 위기에 빠졌다. 영업이익률은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현금 곳간은 말라가고 있다. 그간 이화공영이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품질관리) 시설 공사를 토대로 성장한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새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화공영은 올해 상반기 78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손실) 부문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억원으로 적자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나치게 높았던 원가율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화공영의 원가율은 평균 95.4%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보다 높은 96.3%의 원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판관비(38억원)도 전년 동기에 비해 16.7% 늘어나 영업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업이익률 역시 저조한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이화공영이 가장 적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해는 2018년이다. 당시 이화공영은 영업이익으로 5046만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률로 따진다면 고작 0.03%에 불과하다.

 

이듬해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영업이익률은 20190.09%, 20200.5%에 머물렀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이 어려워지자 당연히도 잉여현금흐름(FCF)은 상반기 기준 -40억원으로 음전환된 상태이다.

 

아울러 전년 말 67억원가량 보유하고 있던 현금및현금성자산도 올해 상반기에는 1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부족한 운전자금을 기보유현금으로 충당하는 과정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화공영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는 현 매출구조가 주효했다. 이화공영은 대부분의 매출을 건축부문(94.9%)이 담당하고 있다. 토목부문 비중은 5.1%에 그친다. 사업주체별로는 공공부문이 8.4%이고, 민간부문이 91.6%이다.

 

이마저도 모두 도급공사에 해당한다. 도급공사는 최저가를 써낸 건설사가 시공권을 가져가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토지매입부터 시행·시공 등 전 과정을 도맡는 자체공사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자체사업장의 경우 공사매출과 분양매출을 모두 올릴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라며 자체사업장 확보가 어려운 토건(토목건축) 전문 건설사들의 최근 실적이 부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라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의 예산공장 건설 현장 모습. 사진/보령제약 공식 블로그

 

이화공영도 경영진단을 통해 치열해지는 수주 경쟁을 인식한 상태이다. 아울러 민간건설부문의 수주활성화를 통한 고부가가치공사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화공영은 2000년 이래로 기존에 영위하고 있던 주택, 근리생활시설에서 나아가 GMP 시설 공사에 매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제조 시설 기준 안내서에 따르면 GMP 시설은 △원료·자제·완제품 및 시료를 보관하는 보관시설 △제조에 필요한 제조시설 △기준 및 규격에 맞는 시험 수행을 위한 품질관리 시설 등을 의미한다.

 

외부적인 인증도 거쳤다. 이화공영은 지난 2019년 cGMP(선진GMP)를 충족시킨 보령제약(003850) 예산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cGMPFDA(미국식품의약국)이 인증하는 관리기준으로, GMP 시설 중 가장 까다로운 기준으로 통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화공영이 근 20년 이상 국내 주요 제약 기업으로부터 연 2~3건의 GMP 시설을 수주했음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화공영이 보령제약 예산공장, 바이오플랜트공장, 평택공장품질관리동 등의 공사를 진행하며 역대 최고 수준인 2108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던 2017년 당시에도 영업이익률은 0.8% 수준에 머무른 바 있다.

 

이에 대해 이화공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원가율을 개선하려는 노력에도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노력 대비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라며 주택 브랜드 이화오르본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 보니 결과물이나 실적을 내놓지는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1956년 설립돼 국가기반시설물 공사로 성장한 이화공영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27위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다섯 계단 상승했다. 현재 주택 브랜드로는 순우리말 오르다와 한자 근본 본을 결합한 이화오르본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