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사 첫 임금협상…노조 측 “상견례 수준 요구안 전달”
지난 5일 첫 회동에선 교섭위원 불만에 교섭 결렬
공개 2021-10-12 15:27:57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지난 5일 임금·복리후생 협상을 위한 첫 회동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났지만, 요구안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올해 임금·복리후생 협상을 위해 자리에 참석했다.
 
삼성전자. 사진/뉴시스
 
앞서 노사는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첫 회동을 가졌지만, 교섭위원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1시간 20분만에 조기 종료했다. 노조는 회사의 대표 교섭위원이 지난해 전무급에서 올해 상무급으로 내려간 점 등을 지적하며 노조가 마련한 임금교섭 요구안도 사측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교섭에는 지난번 단체협약을 이끌었던 최완우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인사팀장 부사장이 사측을 대표해 교섭위원들과 참석했다. 부사장 직급인 직접 임금협상에 나선 것은 노조의 문제제기 이후 임금교섭에서 상호간 신뢰를 쌓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번 임금·복리후생 요구안으로는 기존에 알려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1인당 약 107만원의 자사주 및 1인당 350만원의 코로나19 격려금 지급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조합원 수 4500여명 규모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로, 삼성전자 내 3개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려 임금·복리후생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요구안은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와 협상을 통해 발표한 올해 총 7.5%의 임금 인상안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에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요구안을 두고 견해차가 큰 만큼 양측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질지가 관심사로 꼽힌다.
 
노조 측이 제시한 임금협상 요구안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직원 1인당 급여가 작년 기준으로 평균 50% 인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해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상 임금·경영실적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노조의 요구 초안대로 임금교섭이 타결되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약 1억826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2100만원이다.
 
노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번 만남에서는 요구안 전달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협상에는 부사장이 직접 참여함에 따라 요구안을 전달했다”라며 “공식적인 상견례 자리로서 인사를 나누는 정도에서 끝났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