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해보험, 적자 탈출 성공에도…실적 불안감 '여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투자 영업이익에 흑자전환…보험 성과는 미미
디지털 채널 확대 통한 영업망 강화 등 수익 개선 필요
공개 2021-10-13 09:30:00
하나손보 본사 전경. 사진/하나손보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하나금융지주(086790)에 편입된 지 1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지만, 실적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번 성과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반사효과를 입었고 일시적인 투자 영업이익증가 덕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호실적 이면에는 본업인 보험 판매에 대한 지지부진한 성과로 보험 영업 강화를 통한 수익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손보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50억원을 시현하며 정식 출범 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나손보는 작년 6월 하나금융지주로 편입되며 ‘더케이손해보험’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꿔 출범했다. 과거 더케이손보 시절에는 계속된 적자에 시달려왔다. 더케이손보는 하나금융 편입 전 2018년 104억9600만원, 2019년 445억300만원의 연이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손보가 하나금융 편입 후 1년 만에 성과를 거두게 된 데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과 투자 영업이익 증가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하나손보의 전신인 더케이손보는 임직원·교직원을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을 영위해왔으며, 현재 자동차보험 비중은 전체 보험상품 중 60%에 달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는 만큼 하나손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 자동차 사고 발생률이 감소하면서 크게 개선됐다. 하나손보는 올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 84%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p 개선됐다.
 
투자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에 231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33.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투자 영업이익 중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은 채권 형태의 자산 매각을 통해 올해 상반기 49억9000만원의 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939% 크게 늘었다.
 
하나손보가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이는 환경·일회적인 원인이 크게 작용했다. 본업인 보험 판매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셈이다.
 
먼저, 코로나19 반사효과를 본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속적인 개선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과 보험산업 관련 활동성 변화’ 보고서에서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민감도가 떨어지면서 교통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등 지속적인 손해율 개선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자 영업수익도 일회적인 성격을 보인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시기에 보유 채권의 상당 부분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쌓아둬 채권평가이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매각을 통한 이익도 낙관적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본업인 보험 관련 수익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보험 영업을 통한 매출로 풀이되는 원수보험료는 올해 상반기 기준 27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17%(4억8600만원) 줄어들며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손보는 올해 다양한 종류의 생활 미니보험 상품을 출시했으나 다른 보험과 비교해 보험료가 큰 편이 아니라 수익이 크지 않았다. 레저종합보험과 여행보험 등 생활보험으로 분류되는 특종보험의 원수보험료는 올 상반기 112억18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장기보험의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장기인보험은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와 생명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손보업계에서 자동차보험 등 다른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으로 인식한다.
 
올 상반기 기준 하나손보의 장기인보험 원수보험료는 825억1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하나손보의 점유율은 0.2%로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주요 손보사들이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손보가 존재감을 키우기란 쉽지 않다. 원수보험료 기준 올 상반기 장기인보험시장 점유율은 삼성화재(000810)가 18.13%, 현대해상(001450) 15.36%, DB손해보험(005830) 15.23%, 메리츠화재(000060) 14.41% 등으로 대형 손보사 간 각축전도 치열하다.
 
하나손보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채널을 확대하는 등 보험 관련 수익 개선에 나섰다. 올해부터 하나손보는 하나은행 앱 ‘원큐’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디지털 방카슈랑스 영업을 진행하며, 관련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하나손보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보험료는 5억93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19% 늘었다.
 
여기에 하나손보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하나금융파트너가 내년 상반기 중 ‘하나금융파인드’로 사명을 변경해 출범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파인드는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GA로서의 영업 채널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디지털 손보사 전환 선언 후 상품 준비와 영업 채널 다각화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직 큰 성과가 나지 않았다”라며 “기존 대면 채널에 디지털 채널 확장을 통해 보험 영업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